카드사도 부당 채권 추심…“빚 갚아라!” 욕설

입력 2013.03.05 (21:13)

수정 2013.03.05 (22:01)

<앵커 멘트>

불법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을 제 때 갚지 못하면 전화 폭언은 물론, 집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린다는 얘기 들어보셨을 텐데요.

요즘엔 신용카드 회사도 빚독촉을 할 때 똑같은 수법을 쓴다고 합니다.

이호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연말 낯선 사람이 최 모씨 집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녹취> "초인종을 계속 누르면서 제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찾아온 사람은 신용카드회사 직원, 빚을 갚으라며 소리치고 문을 두드리면서 30분 넘게 소란을 피웠습니다.

<인터뷰> 최OO(채권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목소리 좀 낮추라고 이렇게 끌어당겼어요. 그랬더니 저 지금 때리시는 겁니까? 이렇게 소리를 막 지르더라고요."

직장인 문모 씨는 십여 차례씩 회사로 걸려오는 빚 독촉 전화에 시달렸습니다.

문씨의 분실 카드를 타인이 써 생긴 거지만, 카드사는 막무가내였습니다.

<인터뷰> 문OO(채권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밖에서 어떻게 행동하길래 이렇게 회사로 전화가 오는지...제가 그동안 신뢰를 쌓았던 것을 잃었다고 할 수 있죠 "

반복되는 폭언 전화에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반복적으로, 또는 밤에 전화나 방문을 통해 불안감을 유발하고 생활, 업무를 심하게 해치는 채권 추심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라는 게 몇 번인지, '심하게'의 정도 등 명확한 규정이 없습니다.

카드회사들까지 이런 법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용욱(금융감독원 국장) : "채권 추심 가이드라인에 위법 부당한 채권 추심 유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반영할 예정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부당한 추심행위가 신고되면 해당 회사에 즉각 중단 명령을 내리는 한편, 심각한 위법행위는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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