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병원에 가면 이른바 '특진료', 선택진료비라는 게 있죠?
말은 선택이지만,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어 환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대안은 없는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일단 선택진료비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답변>
대학병원 부교수급 이상 의사나 10년차 이상 전문의 등 경력이 많은 의사를 지정해 진료를 받는 것을 선택진료라고 합니다.
선택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일명 '특진비'라고 하죠.
하지만, 선택진료에서 선택은 사라지고 사실상 필수코스가 됐습니다.
선택진료 가능 의사의 최대 80%까지 특진의사를 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대학병원 등에서 대부분의 의사는 선택진료 의삽니다. 환자는 선택권이 없는 겁니다.
<질문> 선택진료비로 인한 환자들의 부담도 크다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선택진료비는 의사의 진료와 수술 등에만 붙는 게 아니라 검사와 처치까지 붙습니다.
저도 병원에서 피검사를 했는데, 10만원이 넘게 나와 진료비 명세서를 봤더니 선택진료비가 3만원 가량이 붙었더라구요.
선택진료의사가 직접 피검사를 한 것도 아닌데요.
이렇게 진료와 처치, 검사 등 모든 의료행위에 선택진료비가 붙기 때문에 중환자들의 부담은 매우 큽니다.
CT 나 MRI 검사 등을 할 때마다 검사료도 비싼데, 여기에 선택진료비까지 가산되는거죠.
실제로 선택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의 26%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2인 병실료가 12%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질문> 사실상 선택권도 없고 환자의 부담만 늘리는 선택진료가 왜 지금껏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겁니까?
<답변>
선택진료비가 병원 수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병원 관계자: "(병원들이)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진료비 수입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빅 4로 불리는 대형병원의 선택진료비를 조사해봤는데요, 한해 선택진료비 수입은 평균 630억원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따로 투자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선택진료비는 병원의 절대 순수입입니다.
선택진료비는 원래 국립병원 의사들의 보수가 민간병원보다 낮아 이를 보전해주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특진에서 비롯됐습니다.
이것이 정부의 부담을 환자에게 떠넘기고, 낮은 수가로 인한 병원의 불만을 달래는 방안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이젠 선택진료비가 병원 수입의 핵심이 된만큼 갑자기 없앤다면 병원이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질문> 그럼, 대안은 뭘까요?
<답변>
선택진료비를 없애돼 병원 경영이 큰 타격을 받지 않도록 낮은 진료수가 등을 현실화하는 게 대안입니다.
시민단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용덕(건강세상네트워크 국장): "그런 제도는 폐지해야된다고 보고요. 그러면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해서 일정한 질평가를 통해서 다른 방식의 수가보존체계를 만들어내야한다고 보고요."
일부 병원에선 선택진료비가 의사들의 인센티브로 쓰이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인센티브를 없애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비용절감 노력도 중요합니다.
진료 수가 현실화 등 의료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국고보조금 확대 등 건강보험의 재정확충이 선행돼야 합니다.
건강보험은 중병에 걸렸을 때 진료비 할인에 머물지 않고 적절한 보장을 해줘야 합니다.
선택진료비가 사라지면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