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골프장이 조경시설?…뒤늦게 백지화

입력 2013.04.16 (07:19)

수정 2013.04.16 (07:49)

<앵커 멘트>

한 공기업이 발전소에 소규모 골프장을 지었는데,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감독기관인 산업부가 나서 뒤늦게 백지화했습니다.

이미 투입된 공사비와 원상복구비까지 수억원이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산업부의 관리감독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발전소 두 기를 추가로 건설중인 이 복합 화력 발전 단지에선 풍광 좋은 바닷가에 또 다른 공사가 한창입니다.

자세히 살펴 보니 골프장입니다.

축구장 10개 크기, 다섯홀 규모입니다.

공사비는 4억 7천만 원, 발전소 조경공사 예산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발전소측은 외딴 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배려한 체육시설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손광식(남동발전 신영흥화력본부장) : "소일거리로 체육시설을 해준다는 것은 직원들이 굉장히 내부적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희들이 했다고 봐주시면.."

그러나 감독 당국인 산업부에 KBS가 취재해 보니 전혀 다른 말이 나옵니다.

해당 부지는 폐기물처리장 등 발전주요시설이 들어설 곳이어서 애초부터 골프장 건설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녹취> 산업부 담당 공무원 : "일단 중단시켰어요. 중단시키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더라고요. (시설)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산업부는 뒤늦게 이 골프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습니다.

이미 공사에 투입된 돈만 2억원이상이고, 원상복구비로 1억원 정도 더 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전순옥(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 "골프시설 지어놨다가 나중에 다시 헐거나 다른 용도로 변경해야 한다면 들어갔던 돈은 다 낭비되는 것 아닙니까."

산업부는 뒤늦게 전국의 발전소에 대해 종합 점검을 하겠다지만 관리감독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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