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조립식 견본 주택은 도심 화약고

입력 2013.06.11 (12:19)

수정 2013.06.11 (12:59)

<앵커 멘트>

아파트 분양을 위해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도심에 견본주택이 지어지는데요.

견본주택은 불에 잘타는 소재로 만든 조립식 건물이 대부분인데, 소방 기준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합니다.

홍석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고층 건물 사이에 위치한 홍보관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불은 바로 옆 오피스텔로 옮겨 붙습니다.

이 오피스텔 입주민 400여 명은 인근 복지관 등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현희진(피해 입주민) : “침대나 가구나 TV 이런 것들을 하나도 건질 수가 없는 거예요. 옷과 가방도 마찬가지고..”

견본주택 등 홍보관은 대부분 불이 잘붙는 목재나 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지어지다보니 한 번 불이 나면 걷잡수 없이 번집니다.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 위치한데다 건물 내부도 카페트 등 불에 타기 쉬운 소재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소방법상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소방 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때문에 소방 설비도 건물마다 제각각입니다.

소방서의 안전점검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최철웅(경기 분당소방서 예방과) : “다른 시설물보다 스프링클러나 방염설비 같은 소방시설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 기한이 끝난 견본주택입니다.

4년여 동안 방치돼 왔지만, 지자체가 강제로 철거할 수도 없어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녹취>방치된 홍보관 관계자 : “주택조합하고 시공사하고 (사업) 접점을 찾지 못하니까..”

전국의 분양 관련 홍보관은 350여 곳. 최근 5년 동안 이 곳에서 난 화재만 40건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견본주택도 일반 건물에 준해서 소방 설비를 갖추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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