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 10만 원까진 뇌물로 볼 수 없어”

입력 2013.06.18 (08:08)

수정 2013.06.18 (08:55)

<앵커 멘트>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사람에게서 축의금을 받는다면 이 돈을 뇌물로 볼 수 있을까요?

사회통념상 10만 원까지는 뇌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윤 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급 공무원인 김모 씨는 2년 전 딸을 결혼시키면서, 업무와 관련된 업체 관계자들에게 청첩장을 돌렸습니다.

이들에게서 받은 축의금은 모두 530만 원,

김씨를 뇌물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이 축의금을 뇌물에 포함시켰고 1심은 축의금을 모두 뇌물로 인정했습니다.

업체 관계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거나 업무상 편의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로 축의금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김 씨의 사회적 지위 등에 비춰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축의금은 사회 통념을 벗어날 만큼 많은 액수가 아니라며 , 10만 원 이하는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10만 원을 넘는 7건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해 추징했습니다.

<인터뷰> 진현민(서울고등법원 공보판사) : "피감독 기관이 주었다고 해서 무조건 뇌물로 볼 것은 아니고, 당사자 사이의 관계, 축의금의 액수 등을 종합하여 뇌물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자녀가 결혼할 때 업무상 접촉이 많은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보내고 이를 축의금으로 축하하는 건 관례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축의금을 뇌물로 볼 것이냐를 놓고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리고 있어, 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됩니다.

KBS 뉴스 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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