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명암 엇갈리는 ‘아베노믹스’

입력 2013.06.25 (00:11)

수정 2013.06.25 (09:40)

<앵커 멘트>

지난 23일, 일본에서 7월 참의원 선거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도쿄 도의원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정권은 출마한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총 127석 중 과반을 크게 웃도는 '압승'을 거뒀는데요.

선거 전 자민-공명당의 의석이 62석에서 선거 후 82석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제 1당이었던 민주당은 43석에서 15석으로 의석이 줄어 두 집권당은 물론 일본공산당에도 뒤쳐지는 참패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새정부에도 발목을 잡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아베 총리의 트레이드 마크 '아베노믹스' 인데요

지난달 말부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엔화 가치가 다시 상승하면서 일본 경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아베 취임 6개월, 비관과 낙관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일본으로 가보겠습니다

홍수진 특파원!

<질문> 지난 주말 열린 도쿄 도의원 선거 얘기 먼저 해 보죠.

연립당이 우세할거라는 전망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전문가들도 놀랄 만큼 자민당과 공명당이 예상을 뛰어넘은 대승을 거뒀죠.

민주당 측으로선 충격이 크겠는데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다음달 참의원 선거의 민심 풍향계 성격을 띄었던 이번 도쿄도 선거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공명당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만약 자민당이 이 여세를 몰아 다음 달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할 경우 숙원했던 개헌은 물론이고 '아베노믹스'의 개혁법안을 처리하는 동력을 함께 얻게 됩니다.

아베 총리는 사저에서 "지난 반년간 정권의 실적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참의원 선거까지 승리로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아베(일본 총리 ) : "(이번 도쿄 선거에서) 반 년동안의 정권 실적에 대해 일정한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적을 쌓아가면서 7월 참의원 선거도 승리를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질문> 이렇게 되면 아베 총리의 행보에 날개가 달린 셈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하지만 최근 일본 상황을 봤을 때 자민당 측에서도 그렇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 같아요.

경제시장이 요동치면서 일본 내에서 이제는 '아베노믹스'가 아닌 '아베노리스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아베총리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무제한 돈을 풀고 재정지출은 확대하고... 성장 전략을 실시하는 세 개의 화살을 통해 일본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그동안은 이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보는 듯 하면서 60%대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죠.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급등락과 장기금리 상승 등 불안요인이 겹치면서 아베노믹스가 아닌 아베노리스크, 즉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달 23일 증시 폭락 때부터 이런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한때 100엔 이상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도 지금은 98엔대에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도 연준이 20일날 발표한 출구전략 발표를 보면 일본 경제가 받는 충격파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그렇게 큰 편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변> 네. 세계 금융계가 요동친 것에 비하면 일본 주식시장은 급락 없이 버틴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충격을 흡수했다는 측면도 있고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중장기적으로는 엔화 약세로 연결될 거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우에노(미즈호은행 ) : "버냉키 의장 발언은 악재.호재 양면의 영향이 있습니다. 미국 경제회복이 본격화되면 일본경제에 유리한 재료가 되고, 수출도 증대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출구전략, 즉 양적완화 축소로 미 금리상승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일본의 금리가 상승하고 안전자산인 엔화가 역설적으로 강세로 가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인 추진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셈입니다.

<질문> 이외에도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아베노믹스엔 몇 가지 위험요인들이 더 있는데요.

특히 일본의 높은 부채비율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약 109% 정도인데요.

이에 비해 일본은 무려 두 배가 넘는 24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홍수진 기자, 이 정도면 분명 문제가 있는 수치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각국이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본격화하게 될 경우 일본도 지금의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의 상승이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말씀하신 대로 현재 GDP 대비 부채비율이 높은 일본 내부의 상황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큽니다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물가 2%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기업의 임금을 올려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져야 하는데 아직 여기까지 못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오가타(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 ) : "엔저국면이 시작된지 6개월이 지나 소비자들이 실감하는 분야에도 가격상승 여파가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임금이 오르지 않는데 물가만 오르는 곤란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하지만 아베 총리는 최근의 발언이나 행보를 봤을 때 정책을 수정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도 그런 아베 총리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죠

일본 당국, 앞으로 요동치는 시장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답변> 일본 정부는 버냉키 충격 등으로 증시가 크게 오르내리는 현상도 금융시장이 출구전략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아베 총리 : "앞으로도(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을 강력히 시행해 경제재생을 향해 나아간다는 결의입니다. 이같은 기본방침에 흔들림은 없습니다."

특히 일본은행이 채권시장 급등락에 유연하게 조절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장기금리가 계속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일본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번 선과 결과를 보면 아직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봐야겠죠?

<답변> 네. 이번 도쿄도 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아베노믹스가 지금보다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시장 상황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여론이 많은 편인데요.

그런 맥락에서 다음달 참의원 선거 결과는 아베노믹스를 완전히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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