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에 새겨놓은 이야기 ‘각석’

입력 2013.06.26 (07:39)

수정 2013.06.26 (08:12)

<앵커 멘트>

산에 오르다가, 혹은 오래된 마을 주변에서 바위에 새겨놓은 한자 글귀, '각석'을 보신 경험 있으실텐데요.

방치되다시피했던 이 글귀들을 문화 유산으로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미술 작품과 함께 보는 각석 이야기, 범기영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이 살던 집터 바위에 무계동 글자가 선명합니다.

꿈에서 본 무릉도원 계곡과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집터 뒤 언덕에 올라 안평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산 풍경은 안평의 명을 받은 화가 안견이 무릉도원을 그린 그림, 몽유도원도로 태어났습니다.

고종 내각 대신 김자진이 100년 전에 새긴 백운동천.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 본 백운동은 나중에 '백운동천' 각석이 새겨지는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훗날 독립운동에 뛰어든 김자진의 기상을 내다봅니다.

조선 전기 학자 성수침이 후학을 가르쳤다는 청송당 터.

세속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에 귀기울이며 공부하는 곳, 청송당은 겸재의 그림에서도 고즈넉합니다.

확인된 각석만도 50여 개.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은 각석마다 후견인을 둬서, 이야기가 있는 여행의 이정표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 최종현(통의도시연구소장) : "각석을 만들게 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더 유심히 생각하고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각석은 사유지에 있어서 접근조차 어렵고 개발로 훼손될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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