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위조수표 사기…위폐 감별기도 속였다

입력 2013.06.26 (21:11)

수정 2013.06.26 (22:44)

<앵커 멘트>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사기범들이 1억원짜리 수표를 100억원짜리로 위조해 은행에서 현금으로 받아갔습니다.

위조지폐 감별기로 속였습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오전, 60대 남성이 은행 창구에 다가와 100억 원짜리 수표를 제시합니다.

이 남성은 두 개 계좌로 돈이 입금된 걸 확인한 뒤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틀 뒤, 수표를 발행했던 진짜 주인이 은행에 나타나고 난 뒤에야, 가짜 수표라는 게 드러났습니다.

60살 최영길 등 사기범들은 은행에 오기 하루 전날, 대부업자인 박 모씨에게 접근해 수표 발행을 요구했습니다.

박 씨가 100억 수표를 발급받자, 일련번호를 빼낸 최 씨 일당은 수표를 위조해 은행에서 돈을 챙긴 겁니다.

<녹취> 정준엽(경기청 금융수사팀장) : "회사 인수를 위해 자금 동원력 확인이 필요하다며 대부업자에게 수표를 발행해 소지해달라고..."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지난 12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시내 은행 서너 곳을 돌며 돈을 모두 빼낸 뒤 외화 등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은행은 일련번호를 확인했고, 수표 감별 과정을 거쳤지만, 이상이 없어 돈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 "최초에 (돈이) 나갈 때는 부도난 사실이 없고, 그 다음에 (수표) 발행 사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급을 했겠죠."

지점 창구에는 수표 감별기가 있었지만, 1억 원짜리 수표가 100억 원짜리 가짜 수표로 위조된 것은 가려내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돈을 인출한 사기범 일당 7명을 검거하고, 주범인 최영길과 47살 김영남, 47살 김규범을 공개수배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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