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도 6·25 참전…예우 소홀

입력 2013.06.30 (07:16)

수정 2013.06.30 (07:51)

<앵커 멘트>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3년이 되는 해인데요, 당시 전쟁에는 앳된 10대 소년소녀들까지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기리는 추모비 하나 없을 정도로 국가적인 예우가 소홀합니다.

황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요일 새벽을 틈타 기습공격을 감행한 인민군은 불과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했습니다.

국군이 낙동강까지 밀려 내려갈 만큼 전세가 다급해지자, 10대의 앳된 소년 소녀들까지 기꺼이 전투에 자원했습니다.

백호부대 유격대원으로 활동했던 지금용 할머니도 당시 15살에 불과했습니다.

고향이 황해도라 북한 지리에 훤했기 때문에 적진을 넘나들며 정찰활동을 수행했습니다.

<인터뷰> 지금용(6.25 참전유공자/78세):"내가 도와줄 수 있는 데까지는 도와주고 싶고. 뭣 좀 알아오라고 하면 왜 그렇게 신났는지.."

지금용 할머니처럼 당시 전장에 나선 17세 이하의 소년 소녀병은 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제대로 된 훈련도 없이 전투에 투입됐기 때문에 정규군보다 사상자가 훨씬 많았지만, 나라를 구했다는 자부심에 후회는 없습니다.

<인터뷰> 지금용(6.25 참전유공자):"나이 15살에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 내가 참 장한 일을 했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러나 이들에 대한 예우는 너무도 소홀합니다.

아직까지 번듯한 추모비 하나 없고, 정부는 2008년에서야 이들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주는 것이라곤 매달 15만 원의 수당이 전부입니다.

<인터뷰> 이성규(대전지방보훈청 보상과장):"국회에서 법을 정해서 참전유공자까지 같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지원 사항은 좀 미미한 편입니다."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자는 관련법 개정안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16대 국회 이후 계속 폐기돼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소년소녀병 생존자는 이제 7천여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KBS뉴스 황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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