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위용’ 천연기념물 왕소나무 결국…

입력 2013.07.22 (19:20)

수정 2013.07.22 (19:44)

<앵커 멘트>

지난해 태풍에 쓰러진 천연기념물 제290호 '왕소나무'가 1년 가까운 수세 복원 사업에도 끝내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 등 관계 당국은 다음달 중순쯤 '왕소나무'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600년의 위용을 자랑하던 천연기념물 제290호 왕소나무, 동쪽 가지들은 잎이 모두 떨어져 앙상하게 말라버렸습니다.

올 봄, 새순을 돋아내며 회생 기대감을 높였던 서쪽 가지의 잎들도 모두 빨갛게 말라 죽었습니다.

<녹취> 괴산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완전 고사로 봐도 되는 건가요?) 고사한 거죠. 뭐… 6월 정도부터 갑자기 확 갔네요."

지난 여름 태풍에 뿌리째 뽑혔을 때도,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에도 왕소나무는 사투를 벌이며 푸른 솔잎을 틔워냈습니다.

지난해 8월 태풍 볼라벤에 쓰러진 뒤 1년 가까이 각종 수세 회복사업이 진행됐지만 왕소나무는 끝내 회생하지 못했습니다.

회생을 바라던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고 슬픔에 빠졌습니다.

<인터뷰> 송윤호(충북 괴산군 청천면) :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600년 소나무라고 하는데 한 번 쓰러지고 나면 다시 600년이 걸려도 이런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다시 갖기란 불가능한…"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다음달 중순쯤 자문회의를 열어 왕소나무 고사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처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수백 년 동안 인간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노송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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