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없이 은밀하게’ 학교폭력의 진화

입력 2013.07.24 (06:34)

수정 2013.07.24 (08:23)

<앵커 멘트>

정부가 1년 반 만에 학교폭력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예방으로 무게중심을 옮긴게 특징인데, 이렇게 학교폭력 대책의 큰 방향을 튼 이유는 학교폭력의 추세가 강제적인 방법만으로는 근절키 어려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의 변화, 그 실태를 이승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 모 씨는 지난 연말 고3이던 딸을 잃었습니다.

'새 사람을 만나기가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겁니다.

집단욕설이 시작된 중2때 이미 학교와 경찰에 알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증거를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녹취> 은 ○○ (학교폭력 피해자 아버지): "선생님들은 아무 조치가 없었어요. 그 때부터도 이어진거죠. 가해학생들은 자기한테 처벌이나 이런게 없으니까..."

김 모군 역시 2년 동안 친구의 협박을 받아오다 지난해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가해자들 상당수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학생: "차라리 드러내고 이렇게 맞고 그랬으면 일이 빨리 끝났을텐데 안드러내고 이렇게 맞았단 증거도 없고..."

지난 일년 동안 학교 폭력으로 검거된 학생은 40% 정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폭행 등은 줄어든데 반해 협박은 30%, 욕설은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온라인 상의 폭력은 5배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박옥식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 "가해자가 가책이 적고, 가해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훨씬 고통이 심할 수 있는 폭력..."

정부는 그래서 '교우관계 회복기간제' 같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전보다 구체적이다!, 아니다 기존대책의 재탕일 뿐이라는 반응이 함께 나옵니다.

만연한 무형의 학교폭력을 저지하는데 효과를 보일지,아직은 미지숩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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