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멧돼지떼 습격…농작물 ‘쑥대밭’

입력 2013.08.01 (21:31)

수정 2013.08.01 (22:11)

<앵커 멘트>

최근 충남의 한 마을에 밤마다 멧돼지 10여 마리가 떼지어 나타나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과수원과 옥수수 밭을 가리지 않고 쑥대밭을 만들어 놓고 있는 그 현장을 황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외딴 시골마을, 날이 저물기 무섭게 산기슭에서 10여 마리의 멧돼지가 떼지어 나타납니다.

농작물을 마구 파헤치고, 축사 근처로 내려와 가축의 사료까지 먹어 치웁니다.

멧돼지 때문에 주민들은 밤에는 외출도 못합니다.

<인터뷰> 정부용(주민) : "멧돼지가 매일 밤 나오니까 밖에 나가기가 정말 무섭고 두려워요."

다음날 아침, 고구마밭이 중장비로 파헤친 듯 엉망이 됐습니다.

과일나무도 부러져 못쓰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용국(주민) : "자두를 따 먹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거든요. 그러면 이 가지는 못쓰게 되죠. 잘라내야 해요."

피해는 시골뿐만이 아닙니다.

대도시 외곽의 이 복숭아밭은 멧돼지 떼의 습격을 받아 올해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천여 제곱미터의 옥수수밭도 태풍이 휩쓸고 간 듯 성한 게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최광렬(피해 농민) : "9일간 계속 왔습니다. 매일같이 와서 이런 피해를 입혔고, 이렇게 피해가 심했던 것은 7년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만 마리 넘게 포획했지만, 멧돼지 피해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상훈(국립생물자원관 척추동물연구과장) : "멧돼지가 과연 몇 마리가 있고, 그 중에 어떤 개체들이 피해를 주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서 그 피해를 주는 개체만 솎아내기 식으로 잡아내야 합니다."

산림 내 서식 밀도가 높아진 멧돼지 일부는 사람이 기른 농작물에 맛 들여 반복해서 마을로 내려오기 때문에 선별적인 멧돼지 포획 등 새로운 대책이 필요합니다.

현장추적 황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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