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순난비…강제징용자 억울한 희생 마저 왜곡

입력 2013.08.14 (21:13)

수정 2013.08.14 (22:25)

<앵커 멘트>

일본은 태평양 전쟁이 끝난 뒤에 숨진 A급 전범들을 순난자라고 불렀습니다.

국난을 맞아서 일본과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란 뜻인데요.

일본 사람들이 일제 때 강제로 징용돼 억울하게 숨진 우리나라 사람들까지 순난자라고 부르면서 강제징용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박재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과거 해저 탄광촌이었던 일본의 바닷가 마을, 폐허로 변한 이곳에 비석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비문은 순난비, 일본,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비석의 주인공들은 일제때 탄광 매몰로 희생된 광부들, 70%가 넘는 136명이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입니다.

<인터뷰> 우치오카(이웃 주민) : "해저 갱도가 견디지 못해 바다의 일부가 파괴됐습니다. `순난'이 아니고 완전히 희생된 것입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해저 갱도가 지나는 길입니다.

지금까지 조선인 강제징용자 136명의 시신은 70년 넘게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 탄광촌의 한 사찰.

이곳 `순난비'에도 강제로 끌려갔다 희생된 조선인 징용자들의 유골이 안치돼있습니다.

<인터뷰> 이노우에(호코지 주지) : "태평양전쟁 뒤에 많은 절에 강제연행으로 숨진 사람들의 유골을 안치했습니다."

해방 후 귀국길에 올랐던 5천여 명 강제징용자들이 한꺼번에 숨진 선박 침몰 현장, 이곳도 희생자 추모비가 아닌 `순난비'가 세워져있습니다.

<인터뷰> 김문길(한일문화연구소 소장) : "죽은 사람은 천황을 위해서 죽었다. 그러니까, 순직 아니면 `순난'으로"

침략 만행을 가리려는 일본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은 강제 징용자들의 억울한 희생마저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야마구치현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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