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야스쿠니 참배는 군국주의 부활 선언”

입력 2013.08.15 (21:28)

수정 2013.08.15 (22:25)

<앵커 멘트>

도쿄 도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입니다.

8만여 개의 일본 신사 중 규모도 가장 크고, 끝없는 논란을 낳고 있는 바로 그곳입니다.

구조를 보면 정문을 지나면 마주치는 동상,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무라의 동상입니다.

이어 오른편에 전쟁박물관 유슈칸이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유품을 통해 침략을 미화하는 곳입니다.

이 곳을 지나면 일반인이 참배할 수 있는 배전이 있구요.

그 뒤 신들을 모시고 있다는 본전,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고개를 숙이는 바로 그곳이죠.

가장 안쪽에는 전사자들의 명부가 보관돼 있다는 봉안전이 있는데, 이곳은 일체 공개를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으로 떠받들고 있는 이들은 역대 전쟁에서 숨진 전몰자들입니다.

현재 2백46만 명이 합사돼있는데,

아시아 침략,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던 태평양 전쟁 전몰자가 대부분입니다.

침략 전쟁의 주역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도 14명이 있습니다.

이 야스쿠니 신사는 특히 일왕의 문양인 국화꽃을 사용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왜,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는지 이경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총칼을 메고 야스쿠니 신사로 행진하는 일본군.

군복에는 대일본제국이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태평양 전쟁의 패색이 짙던 1944년 말.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원들은 야스쿠니에서 다시 만나자면서 전장으로 떠났습니다.

죽어서 신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곳.

일왕의 참배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야스쿠니였기 때문입니다.

<녹취> '동기의 사쿠라' 군가 : "너와 나는 야스쿠니 신사의 봄의 가지에서 다시 피어 만나자~"

침략 전쟁, 국민 동원의 구심점이 된 야스쿠니.

당시 국가 시설였던 이 신사는 패전후 민간종교시설로 바뀝니다.

종교를 앞세워 국민을 전쟁에 동원해선 안된다는 연합군 사령부가 정치,종교 분리를 요구한데 따른 것입니다.

패망한 일본,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시기, 야스쿠니는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1978년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이 비밀리에 합사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1985년 패전40주년엔 나카소네 당시 총리가 총리 자격으론 처음 참배했고, 92년 미야자와, 96년 하시모토 등 총리들의 참배가 이어졌습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중 6번이나 참배를 강행했습니다.

총리들, 정치인의 참배 행렬 뒤에는 군국주의 부활을 바라는 전사자 유족,일본유족회가 있습니다.

<기자 멘트>

태평양 전쟁을 이끈 히로히토 일왕.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수백만 명이 바로 왕을 위해, 성전을 외치며 목숨을 바쳤습니다.

전사하면 신이 돼 야스쿠니에 모셔진다는 이른바 야스쿠니 신앙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패전 이후 이른바 "평화 헌법"을 만들면서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고 군대를 갖지 않겠다고 명시했죠.

그런데 아베총리는 이 헌법을 고쳐 일왕을 다시 국가의 전면에 내세운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면서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고, 국방군이란 군대를 보유하겠다는 것입니다.

일왕, 전쟁과 밀접하게 연관된 야스쿠니, 참배에 집착하는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인터뷰>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장래를 위해 헌법 개정을 향해 분발해 나가겠습니다. 그것이 나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군국주의에 대한 집착, 배경을 좀 더 알아보면, 우선 아베총리의 외할아버지.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입니다.

나치식 개헌 망언의 주인공 아소 부총리.

강제 징용으로 악명높은 아소탄광 창업주의 증손잡니다.

오늘 참배한 신도 총무장관, 태평양 전쟁때 악명 높았던 구리바야시 대장의 외손잡니다.

아베 내각이 침략을 미화하려는 의도를 알 수 있죠.

나치 만행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다시 국제사회 강국으로 성장한 독일 정치인들은 이렇게 평가합니다.

<녹취> 우테 코치(독일 녹색당 의원) : "자신들의 전쟁 범죄를 진심으로 받아드리기에는 일본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등 여러 나라 정부와 언론, 국제사회에선 오늘 아베 내각의 우경화 폭주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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