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3D 프린팅, 세상을 바꾸는 ‘3차 산업혁명’

입력 2013.08.21 (00:09)

수정 2013.08.21 (07:50)

<앵커 멘트>

사진관을 찾은 이 가족, 그런데 이들의 사진을 찍는 사진사의 모습이 좀 특이하죠?

이곳은 사람의 모습을 평면적인 사진이 아닌, 3D 형태로 만들어주는 이색 사진관입니다.

일본에서 지난해 말부터 두 달 동안 문을 열어,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3D 프린터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 초,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특허까지 만료돼 관련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3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3D 프린터의 세계,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박수현 기자.

<질문> 먼저,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낯선 개념인데요, 우선 3D 프린터가 무엇이고 그 원리는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답변> 3D의 'D'는 차원을 뜻하는 디멘션의 첫글자입니다.

그러니까 3차원 즉 입체 프린트라는 뜻인데요

기존의 프린터는 평면인 종이 위에 잉크를 뿌려서 글씨를 인쇄하지 않았습니까.

2차원인 셈이지요.

그런데 3D 프린터는 3차원 설계도에 따라 재료를 아주 얇게 한 층씩 차곡차곡 쌓아올려 입체적인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주로 미세한 분말이나 액체, 실의 형태가 재료로 쓰이죠.

<질문> 그러니까 디지털 설계도만 있으면 얼마든지 원하는 입체 영상을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인데, 3D 프린터가 이미 산업계에서는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면서요?

<답변> 예 최근 들어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자동차 부품 생산입니다.

포드는 최근 실린더를 3D프린터로 제작하는데요 , 제작 시간을 25~40% 가량 줄였습니다.

3D 프린터 기술로 절단 단계와 몰드에 금속을 직접 붓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난감 제조업체 마텔은 최근엔 거의 모든 장난감 시제품을 기존의 왁스나 점토가 아닌 3D프린터를 사용해 만들고 있습니다.

아예 자동차의 모든 부품을 3D 프린터로 출력한 완제품 형태의 자동차도 등장했습니다.

앞으로 2년 안에, 3D 프린터로 찍어낸 전기차가 시장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는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수리나 교체가 필요한 장비 부품을 수송하는 대신 3D 프린팅 기술로 현지에서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죠

현재 3D 프린팅 기술의 활용 분야를 자세히 살펴보면요,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자동차 업계와 가전제품 같은 소비재 분야고요.

다음으로 의료업계, 항공우주, 산업장비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질문> 특히 의료 분야에서 기대가 크던데요, 최근 3D 프린터로 인공 연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요?

<답변> 네, 미국의 한 정형외과 의사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소의 조직으로 인공 연골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릴 디 리마 박사는 오래된 잉크젯 프린터를 개조해 3D 프린터를 고안해냈는데요.

살아있는 세포를 포함한 젤을 분사해 입체적인 조직을 완성해냈습니다.

<질문> 산업계에서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군요, 그런데 내년부터는 이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서요?

<답변> 예 지난 1986년 출원된 금속 3D 프린터 기술 특허가 내년 2월에 풀리기 때문입니다다.

이번에 특허가 풀리는 기술은 레이저를 사용해 더욱 간편하고 정확하게 금속을 가공하는 방식인데요.

특허가 풀리면 현재 수 억원을 호가하는 금속 3D프린터의 가격이 수 천만원대까지 떨어져 수년 내에 자동차와 항공기 선박 부품 등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값이 낮아지면 산업 현장 뿐 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3D 프린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답변> 예 쓰리디 프린터 가격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싸게는 1억원에서 비싸게는 수십억 원대를 호가했었는데요.

미국의 경우 가장 싼 가정형 보급형의 가격이 150만원까지 내려갔습니다.

2016년에는 기업용 수준의 3D 프린터도 2000달러 이하에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미국 아마존은 지난 6월부터 개인용 3D 프린터와 원료, 각종 소프트웨어를 파는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8.1버전부터 3D 프린팅을 지원할 계획인데요.

이렇게 되면 전문가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도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질문> 이렇게 되면 누구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답변> 예 공장이 사라지고 생산과 설계, 유통 등이 지금과는 완전 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전문가들은 '3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들은 모두 3D 프린터를 이용해 개인이 만든 것들인데요, 인형, 신발, 핸드백까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1인 제조업'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금형과 생산라인을 제작할 필요가 없어 제품의 디자인 변경과 혁신이 쉬어집니다.

개인의 발바닥에 맞게 운동화 밑창을 만드는 등 소량 맞춤 생산이 쉬어집니다.

부품 등의 유통이 크게 줄고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생산 기지도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3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만큼 3D프린터 시장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겠어요?

<답변> 예 가장 앞선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1984년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를 개발한 쓰리디 프린터의‘종주국’입니다.

세계 3D프린팅 시장을 선도하는 스트라타시스, 3D 시스템스 등 주요 기업 상당수가 미국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 정부의 강력한 육성 의지까지 더해져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가는 모양샙니다.

유럽연합은 저성장과 실업 문제를 해결할 최대의 기회로 3D프린터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GDP 내 제조업 비중을 20%까지 늘리는 프로젝트에 3D프린팅을 중점과제로 내세웠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민간 차원의 뒤처진 기술력을 정부 주도로 뒤따라 잡고 있습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에 설치된 3D프린팅 장비는 모두 5만 6천 여댑니다.

미국이 3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일본(9.7%)과 독일(9.4%), 중국(8.7%) 등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3%로 많이 뒤쳐져 있죠.

선진국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국내 기업의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갑니다.

3D 프린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도 한 곳뿐이구요, 소프트웨어와 소재 등 핵심분야는 대부분 외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한 번의 산업 혁명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학계의 협력과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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