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김 “류현진, 라커룸에서 사랑받는 선수”

입력 2013.11.01 (17:57)

수정 2013.11.0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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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입과 귀 노릇을 한 통역 마틴 김은 류현진이 다저스 라커룸에서 큰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고 평소 분위기를 전했다.

김씨는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류현진의 귀국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1년간 지켜본 류현진과 동료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다저스 구단의 국제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올 시즌 팀에 합류한 류현진의 통역으로 나선 김씨는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적인 성품을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류현진은 확실히 라커룸에서 큰 사랑을 받고, 함께 있으면 선수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아침마다 보면 활짝 웃으면서 스태프 하나하나까지 찾아가 일일이 인사하는 모습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라커룸에서 보여주는 류현진만의 특이한 인사법이 있다고 한다.

보통 선수들이 아침에 만나면 '별일 없지?(What's up?)' 정도의 가벼운 인사를 주고받는데, 류현진은 이를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높은 톤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귀엽게 보이면서 라커룸의 유행어처럼 변했다.

김씨는 "어디서 배웠는지, 그것을 따라 하기도 어려운 높은 목소리로 하더라"면서 "어느 순간 그게 류현진만의 인사가 돼서 시즌 마지막까지 모든 선수가 똑같은 목소리로 받아주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 인사의 사례처럼 류현진은 특유의 넉살 좋은 태도 덕에 짧은 영어로도 선수들과 문제없이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마틴 김은 "처음에 류현진이 영어를 전혀 모른다고 했는데, 9월쯤 보니 많이 알아듣고 선수들과 소통도 하더라"면서 "코치·감독과 미팅할 때나 다쳤을 때 의사·트레이너와의 대화는 내 역할이 크지만, 평소 농담 위주의 가벼운 대화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히스패닉 선수들도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손짓으로 대화하기도 한다"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와 성격 덕에 한국에서도 화제를 모은 후안 우리베와의 우정이 가능했다.

마틴 김은 "클레이턴 커쇼 등을 더 높게 치는 바깥의 시각과 달리 우리베야말로 다저스 라커룸의 기둥이며, 항상 밝고 솔직하게 남을 챙겨주는 선수"라면서 "우리베가 류현진을 두고 '언제 봐도 꾸준하게, 밝게 웃는 것이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둘의 마음이 통하면서 험하게 장난도 치고, 함께 먹고 마시고 하다 보니 친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긴 시즌을 보내다 보면 분명히 힘든 때가 있는데, 류현진은 속상해하다가도 몇 분 뒤에는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 준비에 집중하더라"면서 "나도 함께 힘들어하다가 옆에서 보면서 배웠다"고 칭찬했다.

이런 성격이 겹쳐지면서 류현진은 다저스 구단 내에서 '그저 신기한 선수'에서 '신기하게 실력이 좋은 선수'로 변했다.

김씨는 "한 시즌 동안 류현진을 두고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이 처음에는 '왜 등판 사이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느냐'였다가 '정말 한국에서 타자로는 뛰지 않았느냐'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류현진의 활약 덕에 다저스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아시아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마틴 김은 "스프링캠프 기간까지도 현지에서는 반응이 그저 그랬는데, 이후 워낙 잘 던지면서 관심이 올라갔다"면서 "구단 자체 추산으로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한인 3천∼4천 명이 찾아오고, 한동안 류현진의 저지(유니폼)이 매진됐던 것으로 안다"고 류현진의 마케팅 효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박찬호가 활약하던 당시의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그는 "류현진의 활약에 따라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아시아 야구를 달콤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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