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여자 배구 ‘최다 연패 악몽’ 지우기

입력 2013.11.02 (21:24)

수정 2013.11.02 (21:24)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깊은 악몽을 꿨다.

무려 20경기를 내리 져 여자부 최다 연패 신기록을 쓰는 등 5승 25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1-2012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지 고작 한 시즌 만에 최약체로 전락한 것이다.

가물에 콩 나듯 이기던 KGC인삼공사가 2013-2014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새 출발에 나섰다.

KGC인삼공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개막전에서 3-1로 승리하고 산뜻하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지난 시즌 팀을 최하위로 내몰았던 악재들이 올 시즌에는 없다.

지난해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공격수가 시즌을 앞두고 통증을 호소해 주포 없이 개막을 맞았다.

직전 시즌까지 팀을 떠받치던 베테랑 선수들은 일제히 은퇴를 선택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세터 한수지까지 갑상선암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팀을 제대로 구성하기조차 어려운 처지였다.

아직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년 만에 다시 맞은 시즌 개막전 라인업은 당시와는 달랐다.

한수지는 다시 주전 세터로 돌아와 공의 분배를 책임졌다. 65차례 중 20번이 정확히 공격수에게 전달됐다.

또 한 명의 고참 세터인 이재은이 도로공사와의 트레이드로 합류, 이날 24차례 정확한 토스를 올리며 한수지를 도왔다.

센터로는 이보람이 가세해 전력을 두텁게 만들었다. 이재은과 함께 도로공사에서 트레이드된 이보람은 이날 블로킹 1개와 서브에이스 4개를 터뜨리며 특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시즌 고전을 거듭하며 경험을 쌓은 백목화도 13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용병도 나쁘지 않았다.

브라질 출신의 조이스 고메스는 이날 팀 공격의 47.37%를 책임지며 블로킹 4개를 곁들여 35득점을 올렸다.

올해 여름 컵대회까지만 하더라도 등록 선수 10명에 불과하던 KGC인삼공사는 이렇게 팀의 틀을 갖췄다.

2010년과 2012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가의 재건을 외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희망을 볼 수준까지는 된다.

KGC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시즌 초에는 고전하리라 봤는데 오늘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남은 것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뇌리에서 지우는 것이다.

이 감독은 "오늘 승리로 자신감은 얻었지만 여전히 지난 시즌의 기억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보인다"면서 "그 탓에 국내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세터 한수지는 "그 기억이 아예 사라질 수는 없다"면서 "오늘은 꼭 잡아야 하는 경기이다 보니 더욱 그랬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늘었고 용병도 보강됐으니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 같다"면서 "첫 경기를 잘 치렀으니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 지난 시즌의 아픔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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