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매년 결핵 사망 2,000명…멈춰 선 백신 공장 왜?

입력 2013.11.14 (21:26)

수정 2013.11.14 (22:26)

<앵커 멘트>

결핵은 후진국병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천 년 대 들어서도 해마다 3만 명이 결핵에 걸리고 사망자도 2천 명이 넘습니다.

발생률과 유병률, 사망률이 모두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내성이 생겨 치료가 힘든 결핵환자 수도 1윕니다.

결핵과 관련해서는 불명예 4관왕을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결핵 백신을 국산화하겠다며 지난 2006년부터 백억 원 넘게 쏟아부었는데, 여전히 만들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장에는 사람의 흔적조차 없습니다.

지난해 도장이 찍힌 가동 일지는 백지 그대로입니다.

결핵균을 동결 건조하는 핵심 설비입니다.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에 두 차례씩 시험가동만 하고 있습니다.

완공은 2011년, 정부가 87억 원을 들여 연간 천만 명 분의 생산공장을 지었지만 정식가동은 한번도 못했습니다.

유지비 매년 8억 원씩은 민간 제약회사가 떠안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운영(질관본 결핵과장) : "계약은 생산비만 지급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저희는 하루빨리 균주를 확보해서 공장이 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원료인 균주를 확보하지 못해서 공장이 멈춰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핵연구원은 지난 2011년 균주를 개발했지만, 백신 생산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사업 추진 5년만에야 알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영길(결핵연 연구부장) : "임상시험 비용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처음엔 비용 계산을 작게 했는데 제대로 하려면 비용이 너무 들 것 같다..."

백신원료도 확보하지 못한 채 덜컥 공장부터 짓고 보는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매년 설비 유지비와 백신 수입 비용으로 50억 원이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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