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1km 도로 공사 4년 째…마을 ‘쑥대밭’

입력 2013.12.23 (21:31)

수정 2013.12.23 (21:52)

<앵커 멘트>

1킬로미터 남짓한 도로 공사가 4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시작한 공사 때문에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부천시의 한 도로공사 현장입니다.

산을 깎아내면서 나온 토사를 덤프트럭이 나릅니다.

공사로 옆 한 조경 농원.

소나무 잎이 바싹 말랐고 가지는 힘 없이 부러집니다.

<인터뷰> 김공수(조경업자) : "이게 10년 동안 공들여서 기른 건데. 죽여놓고 자기들 책임 아니라고...저기 앞에 길을 막아서 물길을 막아서"

서울 신월동으로 이어지는 1.1Km 짜리 도로 공사는 지난 2010년 2월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준공이 연기된 것만 두차례.

<인터뷰> 지창배(부천시 도로과 팀장) : "하다 보니까 행정 절차가 좀 늦어졌습니다. 서울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또 하나는 터널 공사가 있는데 거기가 바위였습니다"

겨우 이달말 준공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사전 조사 부족으로 공사가 또 중단될 판입니다.

<녹취> 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연약지반 있는 거 미리 얘기 안해주셨죠?) (근처에서) 시추하고 판단했을 땐 연약지반 아닌 걸로 판단했어요."

공사장 관리도 엉망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공사현장사무소 직원들이 폐기물을 가리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박종철9부천시 작동) : "폐기물이네...이거 덮어놓지도 않다가 KBS오니까 오늘 아침에 덮은 거 같던데."

도로 공사가 4년이나 계속되면서 마을은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우물물입니다. 겨울에도 물이 철철 넘쳤지만 지금은 완전히 말라버렸습니다."

풍부하던 축사지하수도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종근(부천시 작동) : "(겨울이라서 안 나오는 것 아니예요?) 아니예요. 겨울에도 잘 나왔었어요. 공사하면서, 여름부터 안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상인들도 불만을 터뜨립니다.

<녹취> "평일 놔두고 왜 오늘같은 날 하냐고. 장사 좀 할라니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한 카페는 문을 닫기 일보직전입니다.

<인터뷰> 박철은(음악 카페 사장) : "(하루) 7번 공연을 올렸어요. 지금은 직원 없이 아내와 딸이..."

4년째 계속되고 있는 1Km 짜리 도로공사가 평화롭던 마을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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