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측 계열사에 ‘통행세’…총수 일가 돈벌이

입력 2014.01.05 (21:16)

수정 2014.01.08 (13:38)

<앵커 멘트>

한 라면회사가 조미료 회사를 통해 라면을 팔아왔습니다.

직접 팔아도 될걸 수수료까지 주면서 왜 이렇게 했나 봤더니, 총수 일가의 돈벌이를 돕기 위한 거였습니다.

양성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대형 마트에서 파는 라면은 대부분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들어오지만, 삼양 라면은 유독 한 단계를 더 거칩니다.

삼양식품 측이 그룹 계열사인 '내츄럴삼양'이라는 조미료 회사를 통해 라면을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녹취> 대형마트 관계자: "오픈할 때부터 해왔던 거니까요. 저희 입장에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물건 받는 사람 입장에서."

내추럴삼양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90%가 넘는 그룹의 핵심 비상장사입니다.

삼양식품 그룹은 라면 제조사인 삼양식품과 유통업체 사이에 엉뚱하게도 이 회사를 끼워넣었고, 라면값의 4% 정도를 판매수수료로 지급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5년여 간 이렇게 거래된 라면이 천6백억 원어치, 부당하게 챙긴 수수료는 70억 원에 이릅니다.

총수 일가의 부를 늘리는 대표적인 부당 지원행위인, 이른바 통행세 방식입니다.

<인터뷰> 김재중(공정위 시장감시국장) : "(내츄럴삼양은) 적자상태의 기업에서 지속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2년에는 자산총액 1228억 원에 달하는 삼양식품 그룹의 지배회사 위치에 오르게 됐습니다."

삼양식품 측은 공식 입장 표명을 미뤘습니다.

<녹취> 삼양식품 관계자 : "(공정위로부터) 내용을 수령한 이후에 회사 내부에서 검토해야겠죠,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부당 지원이 이뤄졌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억여 원을 부과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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