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 쾌속 질주, 비결은 ‘출발’!

입력 2014.01.13 (11:07)

수정 2014.01.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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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한 한국 봅슬레이의 질주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4인승 8차 대회에서 원윤종(경기연맹)의 A팀이 4위, 김동현(강원도청)의 B팀이 7위에 오르면서 한국 봅슬레이는 4인승에서도 소치올림픽 출전권 2장을 사실상 확보했다.

남자 4인승에서 두 팀, 2인승에서 두 팀, 여자 2인승에서 한 팀이 출전권을 따내 소치올림픽 봅슬레이에서만 무려 다섯 팀이 썰매 트랙을 질주한다.

여전히 노련미를 더 쌓아야 하는 파일럿들의 도전을 뒤에서 묵묵히 밀어준 브레이크맨들의 활약이 큰 힘이 됐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용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파일럿인 원윤종과 김동현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올 시즌 성공의 요인으로 서영우(경기연맹), 전정린(강원도청)의 능력
이 향상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각각 A팀과 B팀의 브레이크맨으로 나서는 서영우와 전정린은 레이스를 시작할 때 가장 뒤에서 썰매를 밀고, 레이스를 마칠 때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맨 뒤에서 썰매를 미는 만큼 봅슬레이의 스타트 기록을 내는 데 이들의 기량이 결정적이다.

아직 국내에 정식 트랙이 없는 현실에서, 한국 봅슬레이는 소치올림픽 출전을 위해 스타트 기록을 향상하는 데 승부를 걸었다.

스타트 훈련장에서 썰매를 밀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의 도움으로 힘이 분산되지 않도록 선수들의 자세를 다듬었다.

그 결과는 지난해 12월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결과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당시 서영우가 민 A팀의 스타트 기록은 5초17이었고, 전정린이 민 B팀의 스타트 기록은 5초23이었다.

최종 성적은 중위권이지만, 스타트 기록만으로는 4∼6위를 다퉜다.

이 감독은 "평균적으로 보면 월드컵에서 7∼8위에 오를 만한 스타트 기록"이라며 "외국 코치들도 한국 봅슬레이의 1등 공신은 스타트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팀의 얼굴인 파일럿에 가려 그동안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나 있었지만, 서영우와 전정린도 수년간 대표팀의 주축으로 묵묵히 힘을 보탠 선수들이다.

초보 파일럿들이 조종 실수로 전복 사고를 일으켜도 탓하지 않고 다시 동료를 믿으며 썰매를 밀어준 덕에 파일럿들이 경험을 쌓았다.

이 감독에 따르면 서영우는 브레이크맨으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다.

많은 해외 선수들이 한 차례 대회를 치르고 나면 다음 대회에서는 휴식을 취하지만, 서영우는 올 시즌 아메리카컵 3∼5차 대회 내내 썰매를 밀면서도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
다.

전정린은 '삼수' 끝에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봅슬레이를 향한 열정이 뜨거운 선수다.

2012년 5월에 처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스쿼트로 150㎏정도밖에 들지 못했지만, 지금은 230㎏을 너끈히 들어올릴 만큼 힘을 길렀다.

이 감독은 "쉴 때도 외국 브레이크맨이 다리를 내딛는 자세를 계속 분석하는 등 재능에 노력이 더해진 선수들"이라며 "'눈물 콧물 다 뺄 만큼'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을 묵묵히 견뎌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들이 소치올림픽을 거쳐 큰 무대 경험을 쌓는다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시상대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기량을 쌓기에 앞서 병역 의무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팀의 걱정거리다.

이용 감독은 "당장 서영우는 영장이 나와 올림픽을 마치고 나면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상무팀조차 없다 보니 한창 물오른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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