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시급…방안은?

입력 2014.02.20 (23:36)

수정 2014.02.21 (00:58)

<앵커 멘트>

이번 상봉 행사가 향후 남북 관계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상봉을 계기로 모든 이산 가족들이 빨리 만날 수 있도록 정례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정치외교부 황현택 기자와 짚어봅니다.

<질문>
황 기자? 먼저 오늘 상봉행사 전반적으로 문제는 없었나요?

<답변>
네, 3년 4개월 만의 이산 상봉행사, 첫 단추는 비교적 잘 꿰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북한의 태도는 협조적이었는데요.

2미터 넘게 쌓였던 금강산 상봉장의 눈을 치우는 작업에서부터

방문단을 맞는 북한 봉사원들의 모습까지

행사를 잘 치르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질문>
그러면 상봉 이후 남북 관계도 좀 기대해도 될까요?

<답변>
네, 우리 정부는 이산 상봉행사를 관계 개선의 첫 단추라고 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자주 만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북한도 한미 군사훈련 등 불리한 조건에도 남한 당국의 요구를 대범하게 받아들였다며, '통큰 용단'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건 이번 상봉 행사를 계기로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원회, 두 권력기관의 대화 채널이 뚫렸다는 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사가 직접 오가면서 사실상 통치자들 간의 소통이 가능해진 건데요,

상봉 이후 이어질 고위급 접촉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나 인도적 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질문>
좀 더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났으면 하는 바람인데 현재 만남을 기다리는 이산가족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네, 오늘 상봉 장면 보시면서 "내 차례는 언제 올까", 이렇게 안타까워 하신 이산가족 어르신들, 많으실텐데요.

현재 적십자사에 등록된 남쪽의 상봉 신청자는 모두 13만 명입니다.

지난 2000년부터 18차례 대면 상봉으로 만 천여 명,

여기에 화상 상봉으로 2천 2백여 명이 헤어진 가족을 만났지만, 전체 신청자의 10%밖에 안 됩니다.

야속한 건 시간입니다.

신청자 가운데 5만 7천여 명은 이미 고인이 됐고요.

살아 있는 7만여 명도 80% 이상이 일흔 살이 넘은 고령자들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현재처럼 상봉이 진행된다면 큰 문제 아닙니까?

<답변>
네, 이산가족들의 평균 기대 수명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장 내년이면 생존자 비율이 50% 밑으로 떨어지고,

18년 뒤인 2032년이 되면 등록된 이산가족이 모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의 상봉 추이로는 2032년의 누적 상봉률도 43%에 그칩니다.

절반 이상이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겁니다.

그래서 이산가족들이 단 한번이라도 혈육의 정을 나누려면 상봉 인원을 한해 6천6백 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질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어떤게 있을까요?

<답변>
네,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80세 이상, 그러니까 이미 평균 기대 수명을 넘긴 분들에 대해서는 긴급 상봉이 필요해 보입니다.

초고령자 전원을 대상으로 단기간 내 대규모 상봉을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나머지 분들에 대해서도 정기, 또는 수시 상봉을 확대해 갈 필요가 있고요.

이미 만들어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활성화해서 생사 확인 등의 정보를 상시 교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지난 2007년 이후 6년째 중단된 화상 상봉을 재개하고, 서신을 상시 교환하는 등 다양한 상봉 방식도 요구됩니다.

평생의 기다림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남북이 머리를 맞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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