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태양광’ 날림 건물…보조금 줄줄샌다

입력 2014.02.26 (00:09)

수정 2014.02.26 (00:55)

<앵커 멘트>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한전에서 비싼 보조금을 주는데요.

신재생에너지를 장려하려는 취지에서입니다.

그런데 이 보조금 제도가 취지와 달리 일부 건축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김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양광 집열판을 지붕 위에 설치한 건물 수십 채.

모두 버섯 재배시설로 허가받은 건물들입니다.

온도, 습도 조절이 전혀 안 돼 버섯 종균을 심어놓은 참나무는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왜 밭 한 가운데에 이런 날림 건물들이 지어졌을까?

한전에 전기를 팔 때 주는 보조금을 노린 것입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태양광 발전이 주목적이지. 버섯재배에는 목적이 없어요. 인허가를 내기 위한 하나의 편법이라고 봐야죠."

태양광 집열판을 논이나 밭에 설치하는 것보다 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설치하면 공공 보조금을 2배 더 받습니다.

1메가와트에 30만 원이나 됩니다.

논밭까지 훼손하면서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옥상 설치를 권장한 지 2년 만에 이런 건물이 전국에 2천 채나 지어졌습니다.

제도 도입 2년 만에 10배 정도로 늘어난 겁니다.

대부분 도시 부유층들이 건물 한 채에 3억 원 정도로 분양받지만, 보조금만으로도 수익률이 연 15퍼센트에 달해 날개 돋힌 듯 팔립니다.

은행 적금 이자율보다 5배 정도 높습니다.

<녹취> 태양광 사업 투자자(음성변조) : "한전에서 (전기를) 사가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 안전하다고... 3~4백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한 달에."

원래 허가 용도로 쓰이지 않으면 보조금을 돌려받아야 하지만 관리는 허술하기만 합니다.

<녹취> 에너지 관리공단 직원(음성변조) : "적발된 사례는 없고..일부라도 재배를 하고 있다고 하면 제한하기 어려운..."

한국전력은 지난해만 천억 원에 이르는 태양광 발전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업자들의 악용으로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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