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원 한마디에 군 골프장 14곳 영외로

입력 2014.02.27 (21:20)

수정 2014.02.27 (22:14)

<앵커 멘트>

요즘 군부대들이 부대내 있는 골프장을 영외로 바꾸는 공사를 준비하느라 법석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번거로운 일을 벌이는지 알고봤더니 이유가 황당합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홉 홀짜리 골프장이 있는 한 공군 부대입니다.

24시간 영내에서 대기하는 전투기 조종사 등을 위한 시설입니다.

민간인이 이용하려면 부대 출입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녹취> 공군부대 헌병 : "군 부대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인가가 없으면 못 들어갑니다."

그런데 갑자기 국방부가 이런 영내 골프장을 영외로 바꾸라고 각군에 지시했습니다.

부대 안에 있는 골프장을 바깥으로 빼내기 위해 기존에 처진 이런 방호 울타리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외곽 경비초소를 늘리는 등 경계 대책을 다시 세워야 하고, 활주로 등 군 주요시설에 대한 보안까지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녹취> 공군 관계자 : "(골프장을) 전시 숙영지라든가, 전시 물자를 배치하는 용도로/활용할 수 없게 되는데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지난해 국정 감사, 3성 장군 출신 한 국회의원은 민간인들이 영내 골프장을 오갈 때 절차가 까다로워 불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국방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 이 같은 '꼼수'를 생각해 낸 겁니다.

연말까지 부대 자체 예산으로 공사를 끝내고, 그게 안 되면 연도별 추진 계획이라도 세워 보고하라는 겁니다.

예비역 국회의원의 말한마디에 각 부대에서 떼어내야 하는 군 골프장은 전국 14곳에 이릅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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