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투혼’ 오리온스 장재석 “포기는 없다”

입력 2014.03.17 (22:02)

수정 2014.03.17 (22:02)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골밑 요원 장재석은 15일 서울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끝난 뒤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다.

4쿼터 중반까지 팀이 15점이나 이기고 있다가 대역전패를 당한데다 이 와중에 수비가 몰려 있는 상황에서 비하인드 백패스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이 역전 분위기를 가져오는 빌미가 됐다는 비난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장재석은 1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팀 연습에 머리를 짧게 하고 나타났고 이는 17일 3차전에서 오리온스 선수들이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반격의 1승을 따내는 기폭제가 됐다.

이날 팀내 최다인 17점을 넣은 그는 4쿼터 막판에는 이틀 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듯 2012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점포까지 쏘아 올리며 2패로 밀리던 시리즈 분위기를 되돌렸다.

장재석은 "SK에 올해 정규리그부터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2패를 당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포기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고 말했다.

그는 3점슛을 던진 상황에 대해 "그전에 슛이 잘 들어가서 자신감이 있었다"며 "공격 제한 시간에도 쫓기는 상황이라 던진 것이 그대로 들어갔다"며 기뻐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 역시 "그 3점슛으로 승패가 좌우되는 상황이 아니었고, 시도 자체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들어가면서 자신감도 더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주장인 전형수는 "(장)재석이 덕에 홈에서 자존심을 살리자는 동기 부여가 잘 됐다"고 거들었고 앤서니 리처드슨도 "머리를 깎아서 잘된다면 늘 이렇게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전형수는 "4차전 앞두고는 남은 머리카락까지 깎을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경기 전 추 감독이 "헤인즈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장재석"이라고 말한 것에 화답이라도 하듯 장재석은 이날 헤인즈에게 17점만 내주며 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시즌 도중 KT에서 트레이드돼온 장재석은 "헤인즈나 LG 제퍼슨처럼 공격을 잘하는 선수를 수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의욕을 내보이며 "오늘 이겨 기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고 4강이 열리는 울산까지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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