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갑상선암 해마다 24% 증가…‘과잉 검진’ 논란

입력 2014.03.19 (21:24)

수정 2014.03.19 (22:05)

<앵커 멘트>

해마다 갑상선 암이 폭발적으로 늘어 전체 암 발생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독 왜 갑상선암만 급증하고 있을까요?

암 자체가 늘어난 건지 과잉 검진 때문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갑상선암 환자는 4만 명을 넘어 전체 암 발생 1위를 차지했습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른데요.

갑상선암의 연 평균 증가율은 23.7%로 전체 암 평균 증가율 3.6%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갑상선암만 유독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방사선에 노출되면 갑상선암이 증가하는데요,

우리나라 갑상선암 환자는 10만 명 당 35.4명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보다 3배 가량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방사선 노출량이 급증할 이유가 없는 만큼 원인은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검진이 늘어난 때문입니다.

갑상선은 이렇게 초음파 검사를 통해 쉽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성인의 절반 가량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해 보면 혹이 발견됩니다.

물론 대부분 물혹같은 양성 종양입니다.

하지만, 1-2%에선 갑상선암이 발견됩니다.

갑상선암이 발견되면 10명 중 9명은 수술을 받는데요.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술 뒤 7.3%는 부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성대마비에 시달립니다.

때문에 갑상선암 검진이 너무 광범위하게 이뤄져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이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멘트>

8년 전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목에서 혹이 발견된 현연옥 씨.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바로 수술을 했습니다.

이젠 평생 약을 먹어야 합니다.

<인터뷰> 현연옥(서울 종로구) : "여기가 막 힘들고 눈밑 다크서클도 심하게 생기고. 저는 안했으면 했는데 암이었으니까 수술한 거죠."

국내 갑상선 암 수술 환자는 2012년 한 해만 4만2천 명,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의료비가 8백 67억 원을 넘습니다.

우리나라의 갑상선 암 발생률은 10년 전 미국과 비슷했지만, 건강검진이 확대된 이후 지금은 미국보다 5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갑상선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증상을 느낀 뒤에 치료를 받아도 생존율이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암과 달리 조기검진할 필요성이 적다는 겁니다.

<인터뷰> 서홍관(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어떤 사람들은 갑상선암을 가지고 그냥 평생 살고요, 자기가 갑상선암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다른 이유로 사망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의료계 일부에선 건강 검진 때 갑상선 초음파 검사의 중단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형식(고려대학교 보건대학원장) : "정부는 무증상 성인의 경우에 갑상선암에 대한 초음파 검진을 적극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세계 각국의 갑상선 암 사망률은 십만명 당 0.4~0.7명으로 한 명 미만입니다.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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