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동남아 등 아열대 지방에 널리 서식하는 산림해충, 대벌레가 수도권에 처음으로 집단 발생한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기온 상승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장성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 북부지역 65만 제곱미터의 야트막한 야산.
등산객들이 뭔가에 깜짝 놀라고, 몸에 붙은 것을 털어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나뭇가지처럼 생긴 벌레입니다.
나무들은 물론이고 정자 안까지 달라 붙은 이 곤충.
동남아 등 아열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대벌레라 불리는 산림해충입니다.
2년전 처음 이곳에서 발견되더니 올해는 온 산을 뒤덮었습니다.
<인터뷰> 송영복(등산객) : "작년에도 좀 있었는데, 올해는 몇십배가 늘어났어요."
<미속>수종을 가리지 않고 나뭇잎을 먹어 치웁니다.
훑고 간 나뭇가지가 앙상합니다.
보호색을 띠고 나뭇가지와 풀숲에 주로 활동합니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요.
외부로부터 위험을 느꼈을 때는 죽은 척해 위기를 모면하려 합니다.
남부지역에 이따금 출몰했지만 수도권에서 집단 발생하기는 올해 처음입니다.
지난 겨울 평년보다 2도 가량 높은 기온에 대벌레의 산란율이 높아진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최원일(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 "겨울철 온도가 따뜻할 경우 알들이 많이 살아남아서 다음해 봄에 밀도가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겁니다.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대벌레의 대발생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후변화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종인 만큼, 관계당국도 창궐 원인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한편 방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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