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팀 대승보다 무실점 마무리 만족”

입력 2014.07.20 (22:21)

수정 2014.07.2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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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통산 세 번째로 '60-60클럽'(60골-60도움)에 가입하며 전북 현대의 대승을 이끈 이동국(35)은 자신의 기록이나 완승보다도 팀 선배 최은성(43)의 마지막 경기를 무실점으로 끝낸 데 더 기뻐했다.

이동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6라운드에서 전북이 상주 상무를 6-0으로 꺾고 "우리 팀이 골을 많이 넣긴 했지만 그것보다 무실점 마무리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최은성에게 골키퍼로서의 굴욕을 맛보지 않게 했다는 데 따른 만족감의 표현이었다.

이동국은 "골을 내주고 골 그물에서 볼을 빼는 건 골키퍼로서 비참한 상황"이라며 "마지막 경기를 하는 은성이 형님이 골망에서 볼을 빼지 않게 도와주고 싶었다"고 바람을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 모두 무실점 경기를 하자는 생각을 하다 보니 득점 기회가 왔고 결국 추가 득점해 멋진 은퇴식이 됐다"고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골을 넣고 최은성에게 헹가래 세리머니를 동료에게 제안한 선수도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은성이 형이 전반에만 뛴다는 얘기를 들어 전반에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만일 골을 넣지 못하면 마지막에 헹가래를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대안도 마련해뒀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상대로 만난 최은성은 침착한 선수였다고 되돌아봤다.

이동국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가 나면 대부분 골키퍼는 서두르다 먼저 넘어지는데 은성이 형은 끝까지 서 있어서 내가 많이 당했다"며 "그래서 전북에 은성이 형이 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고 최은성에게 찬사를 보냈다.

최은성의 은퇴식을 보면서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고도 솔직히 고백했다.

이동국은 "어제 자기 전에 먼 훗날 은퇴할 때를 생각해 축구 인생을 돌아봤는데 울컥했다"면서 "은퇴 하루 전에 생각해도 그렇게 울컥할 수 있으니 벌써 은퇴를 준비하진 않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전반 17분 선제골을 비롯해 2개의 도움을 곁들여 통산 161골, 60도움을 쌓으며 60-60클럽에 가입한 그는 "동료 선수들이 평범한 패스를 멋지게 결정지어준 덕분"이라며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며 겸손해했다.

이어 "패스만 주면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아 70-70클럽 가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선수들을 믿고 싶고 나 또한 동료 선수들에게 믿음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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