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전세계 수학자들이 모이는 세계수학자대회가 오늘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습니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 시상도 있었는데요.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오늘 오전에 개막행사가 있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면서요?
<답변>
네, 세계수학자대회는 4년에 한번씩 열리기때문에 수학계의 올림픽이라고도 하는데요.
개최국의 국왕이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시상까지 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지금 개막식이 열리는 모습, 보이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에게 메달을 받는 저 분이 마리암 미르자카니라는 여성 수학자입니다.
필즈상은 40살 이하 젊은 수학자에게 주는 상인데 1936년 이후 78년 역사상 여성이 받는 것은 처음입니다.
미르자카니 박사는 이란 출신으로 대학부터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기하학과 동력학 분야 공간 연구에 대해 탁월한 업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브라질 출신의 아빌라 박사가 받아서 개발도상국 수학자가 이번대회에 2명이나 처음 수상을 했고요.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바르가바 박사, 스위스 제네바 대학의 헤어러 박사까지 이렇게 4명이 필즈상을 수상했습니다.
<질문>
세계적인 수학자들이 다 모였다, 그런 얘긴데 모여서 무슨 일을 하는 건가요?
<답변>
네, 이번 대회 참가 규모는 수학자만 5000명입니다.
이쯤이면 글로벌 수학 천재들이 한국에 총출동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대회가 시작된 지 117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고 아시아는 4번째입니다.
전세계 수학자들이 모여 이제껏 풀지못했던 수학 난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또 다른 새로운 난제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또 수학자 출신 펀드매니저로 억만장자가 된 제임스 사이먼스 박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구요.
이창호 9단, 유창혁 9단 등 프로바둑 선수들이 수학자와 두는 바둑대회 생중계.
"나는 왜 수학이 싫어졌는가"라는 영화도 개봉합니다.
수학자들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수학과 관련한 다양한 대중 행사들이 마련돼 있고 다음주 목요일, 21일까지 코엑스에서 계속 진행됩니다.
<질문>
학창시절에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어렵고 지루하고, 그래서 왜 이 공부를 내가 하고 있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많은데요.
수학이 실생활에 관련이 있는건가요?
<답변>
인류 문명의 역사는 사실 수학의 발전이 없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유럽의 각종 성당들, 우리나라 첨성대도 대표적인 수학 건축물인데요.
과거 역사뿐 아니라 현대 과학기술도 다 수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지금 용의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영화 장면 보시는데요.
진짜 불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것이죠.
또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면 거대한 소용돌이가 나오는데 이런 그림을 진짜처럼 생생하게 그리는데 수학적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또 우주탐사선이 화성에서 영상을 보내올 때 우주 공간에서 데이터가 많이 소실되는데 이것을 복원하는 것도 수학적 기법이구요.
요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LTE 휴대전화, 또 첨단기술로 꼽히는 3D 컴퓨터에도 푸리에 변환, 푸비니 정리 같은 수학 이론이 사용된 겁니다.
요즘은 월 스트리트 같은 금융가에는 수학자들이 많이 활약을 하고 있죠.
덕분에 미국에서는 가장 전망있는 직업 1위로 수학자가 꼽히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우리나라의 수학 수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사실 중고교 때 수학 공부는 많이 하는데 세계적인 수학자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수학이 과학분야 중에서도 기초 학문에 해당하기때문에 서구에 비해 우리의 수학 역사는 짧은 편이죠.
국제 수학연맹이 수학 수준별로 국가를 나눠봤는데 가장 높은 5등급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이 있구요.
우리나라는 인도, 호주 등과 함께 2번째인 4등급입니다.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선 한 단계 낮은 편이죠.
그렇지만 우리나라 수학자들의 실력이 최근 들어 아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처음으로 기조 강연을 맡았는데 고등과학원의 황준묵 교수입니다.
황 교수는 복소기하학 분야의 전문가 인데요.
가야금 명창 황병기 선생님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음악을 틀어놓고 수학문제를 푸는 작업을 즐긴다고 합니다.
한해 우리 수학자들이 발표하는 수학논문이 1000편, 수학 박사 수도 2000편이나 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들의 수학 수업엔 문제가 있는데요.
우리 학생들이 OECD 조사에서 학업 성취도는 1위를 차지했지만 흥미도와 관심도는 하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정말 수학을 흥미있게 즐길 수 있는 교육이 정말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