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레 일 축구 감독, ‘승부조작’ 본격 수사

입력 2014.12.16 (09:54)

수정 2015.01.06 (16:46)

하비에르 아기레(56·멕시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처벌을 받을 위기에 몰렸다.

1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스페인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2011년 승부조작 사건 공소장에 피의자로 적시됐다.

검찰은 레알 사라고사와 레반테의 2010-2011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최종 38라운드 경기에서 승부조작 정황을 잡았다.

아기레 감독이 이끌던 사라고사가 레반테 선수들에게 이 경기에서 져주는 대가로 96만5천 유로(약 13억원)를 건넸다는 게 혐의이다.

사라고사는 37라운드까지 강등권인 18위를 달리다가 최종전에서 레반테를 2-1로 꺾고 13위로 뛰어올라 2부 리그 강등을 피했다.

검찰은 아기레 감독을 포함한 임원 다수와 선수 등 총 41명을 피의자로 적시한 공소장을 스페인 발렌시아 법원에 제출했다.

선수 중에는 사라고사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가브리엘 페르난데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포함됐다.

로이터 통신은 검찰이 아기레 감독을 상대에게 돈을 직접 전달한 주범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아기레 감독은 추가 수사를 위해 스페인 현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축구협회는 다음 달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정황이 구체화하자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아기레 감독은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처음 불거졌을 때 자신은 승부조작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협회에 해명했다.

협회는 "승부조작 의혹이 있다면 아기레 감독을 선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으나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 일단 신뢰를 보냈다.

아기레 감독은 협회의 해명 요구에 "그런 짓을 한 적이 절대 없다"고 항변해왔다.

협회 미디어 담당관은 이날 스페인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전해진 뒤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어떤 소식도 받지 못한 현 시점에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아기레 감독이 기소되면 아시안컵이 끝난 뒤인 내년 2월에 법정에 출두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서는 서둘러 감독 교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팬들은 인터넷에서 감독 경질을 촉구하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전날 아시안컵에 나설 국가대표 최종 23인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대회 때 스포츠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 대륙선수권대회로 이 지역 국가들에 월드컵 다음으로 중요한 축구 토너먼트이다.

일본은 아시안컵을 4차례 제패해 이란, 사우디아라비아(3차례), 한국(2차례)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의 영예를 누리고 있다.

호주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서 일본은 2011년에 획득한 타이틀을 지키고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요르단, 이라크, 팔레스타인과 D조에 편성돼 A조에 있는 한국과는 4강이나 결승, 3-4위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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