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 보상선수 문제로 고민하던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해결책을 찾았다.
삼성은 17일 "FA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지명했던 정현석을 현금 5억5천만원에 한화로 트레이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서상으로 KBO는 삼성이 지난 15일 시행한 '보상선수 정현석 지명'을 승인하고, 삼성은 정현석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곧바로 한화에 트레이드 한다.
하지만 사실상 FA 보상 방법 중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FA 선수의 당해 연봉 300%를 받는 안을 택한 것이다. 배영수의 올해 연봉은 5억5천만원이다. 애초 정현석을 지명하며 선수 한 명과 보상금 11억원을 받기로 했던 삼성은 트레이드 형식을 빌려 보상금 16억5천만원을 받게 됐다.
삼성과 한화는 "선수의 미래를 가장 우선 가치로 삼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삼성과 한화의 협의, KBO의 승인으로 이번 보상선수 해프닝은 일단락됐다.
FA 시장에 나온 삼성 출신의 우완 배영수를 한화가 영입하면서 삼성은 보상선수 지명을 고민했다. 그리고 외야수 정현석을 지명했다.
하지만 15일 오후 보상선수를 결정하기 직전에 삼성은 정현석이 12일 내과 수술을 받아 6개월 정도 훈련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후 결정을 바꾸지 않고 지명절차를 완료했으나, 삼성은 한화와 KBO에 "보상선수 재지명이 가능한가"라고 문의했다.
근거는 야구규약이었다. 야구규약 제92조는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때 양도구단은 이 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해석의 문제가 있다. 삼성은 이 규약을 통해 "보상선수 재지명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고, 한화는 "트레이드가 아닌 20인 보호선수 외에 한 명을 뽑는 보상선수 지명에 영향을 주는 규약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사실 삼성과 한화 모두 보상선수 문제가 불거지길 원하지 않았다. KBO도 유권해석보다는 두 구단의 협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삼성이 현금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원소속구단 한화도 다른 선수의 유출 없이 현금으로 정현석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 했다. 결국 두 구단은 합의점을 찾았다.
정현석은 지난 12일 수술을 받았다.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고, 수술 결과도 좋아 6개월 후에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프닝을 겪었지만, 익숙한 팀 한화에서 재도약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