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웃어야”…‘감정 노동’ 근로자 스트레스 극심

입력 2014.12.17 (21:12)

수정 2014.12.17 (22:13)

<앵커 멘트>

이번 땅콩 회항 사건으로 승무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많이 알려졌죠.

승무원들처럼 자신의 감정과 상관 없이 웃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심하면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랑 기자입니다.

<리포트>

승무원들은 무엇을 하든 웃으면서 고객을 응대하도록 교육받습니다.

승무원 경력 15년 차 이 모 씨 역시 승객의 성희롱과 온갖 폭언에도 늘 웃어야 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현직 승무원) :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식판을 갖다가 얼굴에 맞은 적도 있고, 가래침도 얼굴에 맞아본 적도 있고..."

그래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건 회사의 일명 '불만점수' 때문.

손님의 불만을 원만하게 해결했는지가 평가지표입니다.

<녹취> 이모 씨(현직 승무원) : "무조건 참는거예요. 정상적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거죠. 어느 순간 우울증이 심각해졌다가 좋은 쪽으로 왔다가 감정기복도 심해지고..."

감정노동 근로자는 7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항공기 승무원이 감정노동의 강도가 가장 높은 직업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정노동을 오래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심각한 질병에도 노출됩니다.

심할 경우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다.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되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을 겪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성종(감정노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감정노동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의 고통이나 고충에 대해서 해결해나가는 시점이 됐다고..."

2년전 감정노동 근로자를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이 처음 발의됐지만 언제 통과될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제는 악성 고객 대응 규정을 만들고 법적으로 근로자의 자기보호권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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