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되살아난 승부조작 악몽?…브로커 ‘경계령’

입력 2014.12.25 (21:17)

수정 2014.12.25 (22:33)

<앵커 멘트>

몇 년 전 국내 프로 스포츠계를 뒤흔들어 놓았던 승부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승부조작 브로커로 추정되는 세력들이 현역 프로 선수와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손기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프로배구 K모 선수는 지난달 17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2년 전 승부조작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난 적이 있는데, 뜬금없이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에 자수하라는 협박성 전화와 문자를 10여 차례 보내온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현수막을 만들어 경기장에서 망신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심지어 승부조작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동료의 이름까지 언급해가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녹취> 프로배구 모 구단 선수 : "자기는(승부조작으로)2년 살다 나온 사람인데, 너도 그때 그런 거(승부조작) 관련해서 너도 들어가야지 이런식으로 협박이었죠. 거의 뭐..."

구체적인 제의나 회유는 없었지만, 승부조작을 위한 사전단계가 아닌가 싶어 K선수는 곧바로 구단에 알렸습니다.

<녹취> 프로배구 모 구단 선수 : "승부조작 뭐 이런 이야기 자체를 (듣기 싫고요.) 운동에만 신경써도 모자랄 판에 그때 기억들이 떠오르고, 생각도 하기 싫은 기억이에요. 솔직히."

신고를 받은 프로배구연맹은 승부조작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전 구단에 보냈습니다.

배구계가 재빨리 대응에 나선건 당시사건 연루자들이 형기를 마치고 선수들 주변에 다시 나타날수 있기 때문입니다.

3년 전 대형스타들이 연루되며 국내 스포츠의 근간을 흔들었던 승부조작.

브로커들의 활동이 다른 종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만큼 국내 스포츠계가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손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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