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의한 한방? ‘한방을 위한’ 손흥민!

입력 2015.01.09 (11:58)

수정 2015.01.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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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호주 아시안컵에 들어가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대 과제는 득점력 강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취임 후 계속 강조하면서도 골머리를 앓아온 부분은 골 결정력이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는 개인적인 득점 역량이 탁월한 스트라이커 이동국, 박주영, 김신욱이 모두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개인 득점력에 의존하기 어려운 처지에서 전술적으로 골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안을 천착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에 붙박이가 아닌 가짜 스트라이커를 두고 공격진 전원의 잦은 자리이동을 강조하는 전술을 골랐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슈틸리케호는 공격진의 빈번한 위치 이동을 강조한 제로톱 전술을 구사했다.

이근호, 조영철이 센터포워드로 나서지만 전후좌우로 좌우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와 자리를 바꾸면서 수비수들을 교란하려고 했다.

이 전술에 가담하는 공격진 4명 가운데 득점 기대가 가장 높은 선수는 왼쪽 날개 공격수 손흥민이다.

손흥민에 대한 득점 의존도, 기대가 너무 높아서 손흥민을 아예 센터포워드로 세우자는 의견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계속 대치할 때보다 고속 드리블로 2선에서 골문 쪽으로 갑자기 침투할 때 더 위력적이었다.

손흥민도 이런 이유에서 "최전방보다 측면에 있을 때가 더 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의견대로 마지막 실전 담금질에 손흥민을 측면 공격수로 기용했다.

문제는 손흥민에게 쏟아지는 상대의 집중 견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있다.

손흥민은 사우디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상대가 자신의 슈팅 거리나 스타일을 파악해 잘 대처하면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결국 손흥민과 함께 하는 공격수들의 '한 방'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와의 평가전 후반에 한교원(전반 조영철)을 왼쪽, 손흥민을 오른쪽, 남태희(전반 구자철)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손흥민을 돕는 플레이에 매달리기보다 동료의 득점 가능성을 높여 견제를 분산시키려는 변화로 읽히는 면이 있었다.

한교원은 소속 클럽인 전북 현대에서 오른쪽만 전담하던 오른발잡이 윙어였으나 특이하게 왼쪽에 포진했다.

오른발잡이는 오른쪽보다 왼쪽에서 위험지역 침투, 슈팅에 훨씬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이용한 대책이었다.

남태희도 중앙을 주로 지키는 구자철보다 좌우로까지 활발하게 드리블하며 골 욕심을 내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료 공격수가 수비수 교란을 넘어 한 방을 터뜨리면 견제에서 벗어나는 손흥민의 파괴력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한 방을 터뜨리면 동료 공격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는 상승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오는 10일 오만과의 아시안컵 A조 1차전에는 한교원 대신 이청용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청용은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꼽히고 있으며 그간 A매치에서 손흥민과 절묘한 호흡을 자랑해 기대를 모은다.

이청용이 골잡이의 야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손흥민이 살아남과 동시에 한국의 화력이 전체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스트라이커 부재, 골 결정력 부족 등을 전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슈틸리케호의 노력이 오만전에서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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