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황태자’ 남태희, 8강행 징검다리 놨다

입력 2015.01.13 (18:01)

수정 2015.01.1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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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남태희(24·레튀야)가 슈틸리케호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행 징검다리를 놨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에 1-0 신승을 거뒀다.

경기는 다득점을 기대한 팬들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감기몸살로 1차전에서 대폭 선발진이 바뀐 대표팀은 공격진의 손발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 30분이 돼서야 이근호(엘자이시)가 첫 슈팅을 기록했을 정도로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전이 이어졌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남태희 역시 특유의 빠른 돌파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평소보다 드리블이 길었던 탓에 상대의 태클에 공을 자주 빼앗겼다.

그러나 남태희는 자신에게 찾아온 첫 번째 골 찬스를 살리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임을 입증했다.

전반 36분 차두리(FC서울)가 오른쪽에서 폭풍같은 드리블에 이어 크로스를 올려줬고 남태희는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를 갖다 대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전에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로 옮긴 남태희는 쿠웨이트 공격이 거세던 후반전 초반 날카로운 슈팅과 감각적인 패스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조별리그부터 전 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동메달 신화에 큰 힘을 보탠 남태희는 이후 신기루처럼 축구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선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이 된 홍명보 전 감독은 2013년 11월 중동에서 열린 러시아, 스위스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더는 남태희를 그라운드에 세우지 않았다.

카타르에서 2013-2014시즌 정규리그에서만 1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조용히 칼을 갈던 남태희는 중동에서 잔뼈가 굵은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한 뒤 훨훨 날아올랐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고 이후 4경기에 더 그라운드에 나서 믿음직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날 남태희의 발끝으로 거둔 승점 3점 덕분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오만, 쿠웨이트를 상대로 총 8골을 폭발시킨 호주와 조 1위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출범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슈틸리케호는 오랜기간 발을 맞추며 조직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한계를 벌써부터 드러내고 있다. 남태희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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