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여자의 아침] 추우면 더 괴로운 ‘치질’ 해법은?

입력 2015.01.14 (08:25)

수정 2015.01.14 (10:13)

<앵커 멘트>

만약 감기에 걸리거나 어딘가가 아프다면 주변 사람에게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세요?

그런데 만약 치질에 걸렸다면 지인들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왠지 숨기게 되는 질환, 치질에 대해서 오늘 모은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죠.

<기자 멘트>

아침부터 조금 민망한 얘기를 꺼내게 됐는데요.

우리 국민 70%가 살면서 최소 한 번은 경험한다는 치질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치질 수술 건수가 백내장에 이어서 2위라고 하죠.

이렇게 흔한 병인데도 민감한 부위라 쉬쉬하다가 증상을 키우게 되는데요.

채소는 조금 먹고, 운동은 잘 안 해서 생기는 서구형 질환입니다.

요새는 특히 화장실에서 스마트폰 들여다보느라 치질 환자가 늘어난다고 해요.

용변은 5분 이내로 보는 습관 꼭 들이시기 바랍니다.

항문 쪽 질환을 통틀어 치질이라 부르지만, 종류와 증상이 다양하거든요.

어떻게 다르고 이게 겨울철에는 왜 더 위험한 건지 알아봅니다.

<리포트>

누구에게도 말 못할 고민, 치질!

<녹취> "항문 검사하겠습니다! "

항문 쪽 질환이라 부끄럽다고 병원 가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죠.

괜찮을 거라 방치하다가 후회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 바로 치질인데요.

약물만으로 가능한 치료가 수술까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환자도 오랫동안 치질로 고생했대요.

<녹취> "어떤 증상이 제일 불편하셨어요?"

<인터뷰> 김진성(가명) : "치질 환자 제일 심할 때는 출혈이죠. 그다음에 종기가 돌출되니까 변을 볼 때 불편하죠. 돌출이 되니까 일단."

<인터뷰> "계절로는 어느 때가 가장 심하세요?"

<인터뷰> 김진성 (가명) : "치질 환자 계절별로는 아무래도 겨울이 가장 심해요."

치질 환자가 1년에 85만 명! 서구형 식습관으로 계속 증가 추세인데,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습니다.

<인터뷰> 김진성(가명/치질 환자) : "저는 꽤 길어요. 10년 정도. 심하게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있었는데 갈수록 자꾸 커지니까. 술을 많이 먹어서 과음한다든가 운동을 한다든가 이럴 때 불편이 많이 따르죠."

운동 부족도 치질의 주원인입니다.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등 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치질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인터뷰> 이두한(대장항문외과 원장) : "치핵은 항문 안에 있는 혈관의 결합 조직이 늘어나는 거거든요. 변 볼 때마다 힘을 많이 준다든지 오래 앉아 있다든지 자주 본다든지 하면 혈관 조직이 더 늘어나면서 혈관이 커지니까 밖으로 빠지기도 하고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죠."

치질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치핵은 항문 관의 혈관 덩어리가 배변 후에도 밖으로 돌출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출혈이 심해 통증도 동반됩니다.

치핵은 4가지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른데요.

탈항, 즉 항문이 빠지지는 않는 경우 약물이나 좌욕으로 치료하고, 탈항되어 들어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잘 안 들어가는 3기 이상은 수술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치루, 루는 샌다는 뜻이죠.

괄약근 사이에 틈이 벌어져 균이 들어가는 것이고요.

치열은 항문 주위가 파열, 상처가 나는 질환입니다.

특히 겨울철에 치질이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이두한(대장항문외과 원장) : "겨울철에는 아무래도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늦어지고 치핵 속에 있는 혈관 안에서 피가 굳으면서 막히죠. 막히면 혈액순환이 안 되니까 부어오르고 굉장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흔한 질환이지만 혼자만 아는 질환이기도 한 치질. 병원에 가기보단 속설이나 민간요법 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데요.

치질의 원인에 대한 궁금증들 많으셨죠?

<녹취> "여자들 아기 낳으면 치질 생긴다고 안 그래요? "

<녹취> "변비 있을 때는 힘을 주고 그럴 경우에 치질이 생기는 거 아니에요?"

<녹취> "직장암이나 이런 것에 치질도 요인이 있다고 들은 것 같아요."

치질의 궁금증, 지금부터 확인해볼까요. 변비가 심하면 결국 치질에 걸린다는데, 배변 습관이 중요한 원인인가요?

<인터뷰> 황도연(대장항문외과 전문의) : "치질은 변비하고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변비가 심할수록 배변 볼 때 힘이 많이 가해지고 또 그만큼 화장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치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여성들이 치질이 생기는 계기가 임신 때문이 많은데, 어떤 상관 관계가 있나요?

<인터뷰> 황도연(대장항문외과 전문의) : "여자분들한테는 임신이 치질의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임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오는 호르몬들이 조직을 연하게 하고 장의 운동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변비도 잘 오게 되고 또 분만하는 과정에서 항문 쪽에 무리한 압력이 많이 가해지니까 치질이 잘 발생하게 됩니다."

치질 증상을 몇 년씩 지니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오래 두면 암으로 발전하나요?

<인터뷰> 황도연(대장항문외과 전문의) : "치핵과 치열을 오래 둔다고 해서 암이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단지 치루는 오래되면 만성 염증 세포의 형태가 바뀌게 되면서 암으로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치루는 반드시 조기에 수술을 받으시는 게 좋고요. 치질과 암은 다른 질환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꼭 감별해야 합니다."

일상의 행동들이 치질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생활 습관만 바꿔도 치질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엉덩이를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찬 데 앉을 때 방석은 필수고요. 이보다 적극적인 방법은 좌욕입니다.

수온은 되도록 41~43도 사이를 지켜주세요.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되는데요.

중력의 영향이 없는 수영이 좋습니다.

항문 부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는 요가 역시 좋은 운동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정선영(교수/경희대학교 요가교육센터) : "손과 무릎을 바닥에 대고 준비하시고요. 바닥에서 무릎을 쭉 들어 올려서 골반 부분을 위로 들어 올려주세요. 그리고 복부 쪽을 위로 당겨주는 느낌으로 유지 하시면 골반의 위치를 바르게 잡아주면서 골반 쪽의 혈액순환에 매우 좋은 동작입니다."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자세도 괄약근 수축에 도움이 되고요.

중력의 압력을 덜어주고 항문 부위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이 자세도 좋습니다.

꾸준히 해 보세요.

가장 기본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겠죠? 어떤 게 좋나요?

<인터뷰> 손숙미(교수/가톨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 "치질에 좋은 음식으로는 정제가 덜 된 현미나 보리 같은 종류, 또 채소 중에서는 브로콜리나 양배추같이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장내에서 물을 흡착해서 상당히 변을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다시마 같은 해조류 섭취도 좋습니다.

치질, 더 이상 부끄러워 말고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로 화장실 시원하게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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