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국민의료비 부담 급증

입력 2002.03.12 (21: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의약분업 이후 늘어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그리고 동네 의원과 약국의 수입입니다.
정영훈, 김성모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2000년 7월부터 시작된 의약분업.
1년 반이 지난 현재 의약분업은 국민들에게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00원 하는 습진연고제 하나를 쓰려면 병원 초진료 1만 900원과 약국 조제료 3000원 정도가 붙어 모두 1만 5000원 정도가 듭니다.
⊙유지영(회사원): 지금은 병원비는 병원비대로 나가고 약은 약대로 사고 주사 맞을 때도 내려가서 주사약 사서 와서 위에서 맞더라고요.
그러니까 돈이 더 많이 드는 것 같아요.
⊙기자: 건강보험공단의 조사결과 의약분업 이후 1년간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환자와 보험공단이 지출한 금액은 16조 4000여 억원에 이릅니다.
분업 이전에 1년 지출액 12조 2000여 억원에 비해 늘어났습니다.
우리 국민 전체가 한 달에 4000억원 가량의 보험의료비를 더 부담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보험재정에서 병원에 지불되는 급여는 분업 이전 8조 1000억원에서 분업 이후 11조 9000여 억원으로 46%나 증가했습니다.
⊙김기영(건강보험공단 연구센터): 진료 수가와 처방전 발행료 또 약국에서 발생되는 조제료, 이런 비용들이 아마 전체적으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자: 결국 보험의료비의 지출액 폭증은 2조 4000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정영훈입니다.
⊙기자: 의약분업이 실시된 뒤 개업한 서울의 한 의원입니다.
하루 평균 진료환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달이 바뀔수록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대형 병원에 가면 너무 기다리는 시간이 많고 그러니까 전문화된 중소병원에 환자들이 많이 몰린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기자: 개인 의원에 환자들이 몰리는 현상은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드러납니다.
의약분업 이후 의원 한 곳의 건강보험 의료비 수입은 1년에 평균 2억 9000여 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의약분업 전에 2억 6000여 만원보다 12% 증가한 것입니다.
또한 분업 전에 의원에서 받던 주사값과 약값 등을 뺀 순수 진료비 수입은 43%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의원과 함께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난 곳은 약국입니다.
약국은 1년간 평균 2억 1000여 만원을 건강보험료로 벌어들였습니다.
⊙약사: 우리 (약국에) 있던 환자를 병원에 보내지만 병원 환자가 다시 오니까 (매출) 많아지죠.
⊙기자: 특히 약국 가운데 건강보험료 수입만 10억원 이상인 곳이 360여 군데나 되고 의원도 290군데로 밝혀졌습니다.
국민의 보험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서 의원과 약국은 대형화 추세가 두드러졌습니다.
KBS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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