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중학교 교실에서 남학생이 동급생을 구타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피해 학생은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고통에 시달렸지만, 학교는 보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침 조회를 마친 중학교 3학년 교실 문 앞에 남학생 한 명이 고개를 숙이고 서 있습니다.
이때 옆 반 학생이 다가오더니 멱살을 잡고 얼굴을 마구 때립니다.
맞는 학생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지만, 폭행은 계속됩니다.
중학교 3학년 정 모 군은 동급생 이 모 군을 1년 가까이 괴롭혔습니다.
라면을 끓이고 물건을 사오는 등의 심부름에다 전자 담배를 훔치게 시키는가 하면 욕설이 담긴 협박 문자도 종종 보냈습니다.
<녹취> 이 모 군(피해 학생) : "PC방에서 같이 게임을 하는데 제가 좀 못 했다고 앉아있는 상태에서 얼굴을 막 때리고.."
하지만 학교 측은 두 사람을 화해시키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정신과 병원을 오가는 이 군에게 억지로 학교에 나올 것을 강요했습니다.
학교 폭력의 피해 학생을 가해 학생과 즉시 격리하고 신속한 보호 조치를 하도록 한 지침이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인터뷰> 이 군 담임교사 : "이 싸움에는 화해 이상으로 없잖아요. 선생님이 화해를 시켜야지, 그대로 원수지간으로 만들 수는 없잖아요."
학교는 가해 학생에게 출석정지 5일의 징계를 내렸지만, 검찰은 정 군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