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국내 화약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화와 고려노벨화학 두 업체가 십년 넘게 가격담합과 타업체의 신규진출 방해 등을 일삼다가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렇게 건물을 해체하거나 터널 공사 등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산업용 화약입니다.
국내 화약 시장은 연간 2천억 원 규모지만, 한화와 고려노벨화약, 단 두 업체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1999년에 시작된 철저한 담합의 결과였습니다.
두 업체는 이른바 '거래처 나눠먹기'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7대 3의 비율로 고정했습니다.
화약 값도 서로 짜고 13년 동안 4차례에 걸쳐 한번에 최고 15%까지 인상했습니다.
2002년 신규 참여 사업자 세홍화약이 등장하자, 담합은 경쟁자 몰아내기로 이어졌습니다.
세홍 제품을 쓰는 거래처에는 '자신들의 제품을 팔지 않겠다'며 영업을 방해했습니다.
또 저가 공세로 세홍의 거래처를 빼앗고, 세홍 제품을 비방했습니다.
<녹취> 업계 관계자 : "세홍의 화약 자체가 조금 위력이 약하다고 그렇게 했으니까...(세홍은) 생기면 안 되는 회사였다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더라고요."
세홍은 결국 5년 만에 고려노벨화약에 인수됐습니다.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은 담합 관련 서류를 정기적으로 폐기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인터뷰> 신영호(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 "공동행위가 적발되지 않도록 (담당자들이) 남의 휴대폰을 빌려서 전화한다든가 아니면 공중전화를 활용한다든가..."
공정위는 한화에 516억원, 고려노벨화약에 1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두 업체 모두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