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노모 구하려던 지체장애 아들 ‘참변’

입력 2015.02.03 (06:16)

수정 2015.02.03 (07:31)

<앵커 멘트>

최근 장애인 아들과 어머니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는데요.

경찰이 조사했더니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이 심장마비로 쓰러진 어머니를 구하려다가 뇌진탕을 당해 함께 숨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빌라에서 56살 이 모 씨와 이 씨의 어머니 75살 표 모 씨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표 씨의 외손녀가 발견했습니다.

모자는 욕실 바닥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누운 채 숨져 있었는데 당시 시신은 상당히 부패돼 있었습니다.

유서는 없었고 시신에 힘이 가해진 흔적도 없어 사고로 숨졌을 가능성이 열려 있었습니다.

<녹취> 주민 : "왕래를 안 하니까 몰라요. 거동이 불편하니까. 병원 다닐 때 한 번씩 잠깐잠깐 봤지."

국과수 부검 결과 어머니의 사인은 심장마비, 아들은 뇌출혈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지체 장애가 있던 아들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어머니를 구하려다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함께 숨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표 씨가 샤워를 하다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이 씨가 어머니를 부축하려다 욕실 바닥에 넘어지면서 뇌진탕을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녹취> 전국룡(서울 송파경찰서 형사1팀장) : "어머니가 옷을 벗고 있었고 따뜻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특별히 외상도 없었고 그래서 그렇게 추정을 하는거죠."

경찰 조사 결과 과거에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이 씨는 10여년 전 뇌병변과 시각장애를 갖게 된 4급 장애인이으로 지팡이를 짚어야 거동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며 살아왔다고 이웃들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