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대선 개입 유죄” 징역 3년…판결 내용은?

입력 2015.02.10 (12:10)

수정 2015.02.10 (13:08)

<앵커 멘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2년 넘게 끌어 온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2심 법원의 판결입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정원 직원들이 정치 댓글, 트위터 등으로 특정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건데, 핵심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이 과정에 직접 개입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붑니다.

1심은 무죄,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원 전 원장은 무죄를 예상하고 법원에 신변 보호 요청까지 했지만 허사였습니다.

먼저 판결 주요 내용을 김영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지지자들과 함께 여유있는 모습으로 법원에 들어섰습니다.

원 전 원장은 1심과 같은 집행유예를 예상하고, 선고 뒤 기자회견까지 준비했으나 회견은 무산됐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사이버 댓글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자가 된 이후 크게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원 전 원장의 지시 아래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 정당화 될 수 없고, 원 전 원장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국정원이 4대강 사업이나 한미 FTA 체결 등 국책 사업을 홍보하고 대통령과 여당을 지지한 반면, 야당은 비판함으로써 국정원법에 규정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1심 판결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원 전 원장은 구속에 앞서 "저로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원 전 원장은 출소 5개월 만에 다시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앵커 멘트>

보신 것처럼 1심 무죄가 2심 '유죄'로 뒤바뀐 결정적 근거는 무엇이었을까요.

2심 재판부는 대선이 있었던 2012년, 국정원 댓글 작성에 이용된 전체 트윗 계정을 분석했습니다.

그래프상에서 빨간 색이 선거글, 파란 색이 정치글인데요.

1~6월까지 선거 글이 5~16%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다 박근혜 이후 급격히 증가해 대선이 실시된 12월 83%까지 치솟았다는데 주목했습니다.

선거 활동에 개입한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죠.

여기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문서 파일, 일명 시큐리트 파일의 부활이 한 몫을 했습니다.

이 파일은 검찰이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텍스트 파일입니다.

동원된 트위터 계정 정보와 주요 이슈·논지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파일이 1심에서는 증거 능력 부족으로 배제됐다가 2심에서 증거로 다시 채택되면서 재판부가 인정한 국정원 트위터 계정 수가 대폭 늘어나게 된 겁니다.

원 전 원장의 선거 개입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원 전 원장 측과 검찰 양쪽 모두 "판결문을 면밀히 살핀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고 여부는 다음 주 초 확정될 것으로 보이구요.

최종 결정은 대법원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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