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일해야 풀칠”…고달픈 택배기사들

입력 2015.02.17 (21:15)

수정 2015.02.18 (07:56)

<앵커 멘트>

요즘 가장 바쁜 분들 택배기사들이죠?

온라인 쇼핑몰에, 이른바 '해외 직구' 이용까지 늘면서 해마다 택배 물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택배기사들의 주머니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6시부터 시작한 분류작업이 끝난 건 3시간 반 뒤, 택배기사 최필순 씨가 배달에 나섭니다.

배달 시간을 줄이기 위해 5kg 과일상자 15개를 한꺼번에 싣고 뜁니다.

<녹취> "여기 나머지 6개 두고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택배 150 상자를 하루에 모두 배송하려면 점심은 거르기 일쑵니다.

<인터뷰> 최필순(택배기사) : "(점심은) 보통은 잘 안 먹어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있고 (왜 안 오냐고) 저희한테 문의 들어오는 전화가 많아져요."

10년 동안 택배 물량은 4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택배 한 상자의 평균 배송단가는 30% 넘게 떨어졌고, 지난해에 2천2백원에 그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합니다.

택배업체들이 주 고객인 유통업체로부터 경쟁적으로 배송 가격을 낮춰 수주하다보니 택배기사들의 배달 수수료도 건 당 7백원 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해 백 50개를 배달해도, 영업용 차량 할부금, 기름값 등을 빼면 한달에 150만 원 손에 쥐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박민영(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부교수) : "택배 요금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택배 서비스 질 저하로 인한 고객들 불만 사항은 급증할 것입니다.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국 배송이 가능한 택배 업체는 18개.

여기에 농협과 롯데까지 택배 시장 진출해 저가 수주 경쟁을 하면 택배기사들의 근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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