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일 뿐인데…커쇼 50m 캐치볼 ‘입이 쩍’

입력 2015.03.04 (08:15)

수정 2015.03.0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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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 차려진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장.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27)는 이날 오전 조 위랜드와 짝을 이뤄 캐치볼 훈련을 했다. 다저스의 모든 투수가 소화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커쇼는 이 단순한 훈련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커쇼는 기본적으로 토스 거리 자체가 다르다. 다른 투수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캐치볼을 주고받지만 커쇼는 거리를 멀리 늘려가며 어깨를 푼다.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지만, 커쇼의 캐치볼 거리는 족히 50m는 넘어 보였다.

그 긴 거리에도 공은 살아서 들어왔다. 위랜드 가까이에서 훈련을 지켜보던 코치진들이 커쇼의 공이 들어올 때마다 어깨를 움찔할 정도로 공은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마치 솟아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글러브에 꽂혔다.

실제로 2012년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 카푸아노(뉴욕 양키스)도 커쇼의 중력을 거부하는 듯한 롱토스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카푸아노는 "LA에서 커쇼와 롱토스 훈련을 할 때 내 공은 커다란 곡선을 그렸지만, 커쇼의 공은 직선으로 날아왔다"며 "나는 (커쇼의 공이) 땅에 바운드되길 기다렸지만 그 공은 결코 바운드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카푸아노의 말처럼 커쇼는 롱토스에도 라인이 살아 있는 공을 던졌다. 혹자들은 롱토스 훈련을 통해 팔과 어깨 근력을 키우는 커쇼의 훈련 방식이 일본 투수들과 닮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먼 거리에서 전력투구로 어깨를 푼 커쇼는 서서히 거리를 좁힌 뒤 가까운 거리에서는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연습했다. 캐치볼 훈련이 끝난 뒤에는 위랜드에게 변화구 그립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투수끼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며 공을 토스하는 번트 수비 훈련, 주자 견제 훈련 때도 커쇼는 글러브에 주먹을 때려가며 파이팅을 외치고 동료를 격려한다. 마운드의 주축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훈련에서도 모범생이 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008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다저스에서 7년간 뛴 커쇼는 통산 98승 49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한 팀의 대들보다.

지난해 부상 등의 이유로 한 달간 결장했음에도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21승 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배했다.

압도적인 성적을 바탕으로 커쇼는 개인 통산 3번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물론 첫 번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내셔널리그 투수가 MVP를 받은 것은 45년 만의 일이었다.

이처럼 완벽한 지난 시즌을 보낸 커쇼가 올해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5년 연속 낙점을 받은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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