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자정 지지부진…“실시간 검색 순위 없애야”

입력 2015.06.30 (07:20)

수정 2015.06.30 (08:01)

<앵커 멘트>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지금 가장 관심을 끄는 이슈가 무엇인지 궁금해 찾아 본 경험 있으실텐데요.

검색을 해 보면 내용은 똑같지만 제목만 살짝 바꾼 기사들이 셀 수 없이 뜹니다.

같은 기사들이 계속 포털에 게재되는 배경은 조회수가 광고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인데요.

어떤 폐해가 있는지 김학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기업의 홍보부장은 얼마 전 낯선 인터넷 언론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포털과 뉴스 제휴를 맺었다며 광고를 요구했습니다.

요구를 거부하자, 기업 대표의 사진을 엉터리 기사와 함께 포털에 퍼뜨렸습니다.

<녹취> A기업 홍보실직원(음성변조) : "CEO(회사 대표)가 꼭 제품 하자와 연관된 것 처럼 비춰질수 있으니 그건 소비자에게도 오해의 소지가 있고 그걸 저희가 조심하게 되는거죠."

결국, 수 천만 원짜리 광고로 무마했습니다.

포털은 뉴스를 최신 순서대로 올립니다.

그러다 보니, 인기 검색어에 따라 같은 기사를 끊임없이 올려 조회수를 높이는 기사가 많습니다.

이런 기사를 거르는 장치가 없어 올라가는 조회수를 무기로 광고비를 뜯어내는 기사가 넘칩니다.

<녹취> B 기업 홍보실 직원(음성변조) : "한 달에 수십 번씩 올리는 경우도 있죠. 거의 안 보는 매체지만 포털에 링크가 되어서 맨 먼저 올라오니까..."

광고주협회 조사 결과, 회원사 모두 (98%)가 협박 피해를 당했고 전체 광고비중 10%가 무마용 광고비로 집행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혁(한국광고주협회 상무) : "포털이 사이비 언론의 숙주가 되고 있는데요.편의점 주인이 물건이 상한 것을 교환, 환불을 요구하니 본인들은 유통만 하고 책임이 없다. 그건 직접 제조사에 가서 따지라고 하는 것과 차이가 없거든요."

전문가들은 인터넷 뉴스 시장을 정화하려면 '실시간 검색 순위'이 악용되지 않도록 정화 장치를 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노리는 이른바 '어뷰징' 기사가 넘치고 있지만 포털은 장점을 들어 이를 없애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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