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얼마 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했던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강도 피의자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 때 교사 생활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이 남성은 새마을 금고 강도 사건으로 구속된 53살 최 모 씨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퀵서비스 기사로만 알려졌던 최 씨는 알고 보니 한 때 중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2년 동안 서울 한 중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교직에서 떠난 뒤엔 아버지 사업을 도왔지만, 지난 99년, IMF사태로 부도가 나면서 퀵서비스 일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직장 동료(음성 변조) : "여러 가지 돈이 되는 것을 열심히 했으니까 핸든폰 판매라든지. 가끔 애들하고 통화 했을 때 돈 얘기 정도는 가끔 하는 것은 들었는데"
최근 직장암 수술을 받으면서 최 씨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수술로 한동안 일을 못하다 보니, 아들이 진 빚 3천만 원에 자신의 생활비까지 더해 빚은 모두 5천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최 씨가 경찰 조사에서 밝힌 범행 이유는 바로 이 빚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 최씨 친구(음성 변조) : "기저귀 차고 일했어요. 먹고 살아야 되고 자식들 뒷바라지 해야되고오토바이타는데 너무 화장실을 자주 가니까 너무 힘들어하더라고요."
하지만 최 씨가 훔친 돈 가운데 2천여 만 원은 빚을 갚고, 나머지 400만 원은 카지노에서 탕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생활고보다는 도박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