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곗돈 수억 원을 떼어먹은 혐의로 수배 중이던 60대 여성이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6년 넘게 숨어지내던 이 여성을 검거하는 데 올여름 폭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20년 가까이 계를 운영하던 천 모 여인이 갑자기 자취를 감춘 건 2008년 말입니다.
곗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큰 손실을 입고 4억 원 가까이를 갚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피해자 : "동부 이촌동 아파트도 아들 이름으로 바꿔버리고 사라진거거든요."
6년 넘게 천 씨의 행방을 쫓아온 경찰은 최근 천 씨의 딸이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에 인터넷 전화를 신청한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열흘 가까이 잠복을 했지만 아무도 출입하지 않던 오피스텔,
문이 열린 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말이었습니다.
인기척조차 내지 않고 실내에만 머물던 천 씨도 더위를 견딜 수 없었던 겁니다.
<인터뷰> 신언영(고양경찰서 악성사기전담추적팀장) : "날씨가 워낙 더우니까 문을 이만큼 열어 놓은 상황에서 옷도 시원한 복장으로 계시고"
천 씨는 수배 기간에도 매달 20만 원 가까운 기초노령연금을 꼬박꼬박 받아 생활비로 써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주민센터 관계자 : "받을 수 있어요. (수배중일 때도 상관이 없어요?) 상관 없어요. 알 수도 없고."
천 씨가 붙잡힌 날은 7년의 공소시효가 끝나기 이틀 전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