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산 가족들이 고령화하면서 북한의 가족들이 살아 있다는 기대를 접은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 만나는 걸 아예 포기하고 대신 북의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겠다며 방북 신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든 세 살 김금옥 할머니는 개성의 고향 마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취> "덕암동 865번지. 생생하게 그대로 알죠."
60여 년 전 헤어진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을 거라는 생각에 상봉 신청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서 부모님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은 게 할머니의 소원입니다.
<인터뷰> 김금옥(83세) : "할머님, 할아버님, 엄마, 아버지. 이제 제가 80이 넘었는데 다 돌아가셨을 거고. 영상 편지를 해도 볼 사람이 있겠어요? 내가 살던 고향 땅, 한 번 더 밟아보고 오자."
나중에 후손들이라도 성묘를 할 수 있도록 북한의 고향 집과 묘소 위치를 기록해 두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녹취> 이흥엽(99세) : "(안 잊어버리시려고 그려놓으신 거예요?) 아이들이라도 보라고..."
일부 실향민들은 실제로 '성묘 방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는 추석을 앞둔 다음 달 하순쯤 개성에서 성묘를 하겠다며, 개성 출신 30가족을 선정해 이번 주 중 통일부에 방북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가 남북 당국에 의해 합의되고, 다양한 차원에서 교류가 활성화되는 그 과정에서 제사나 성묘가 가능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북한은 2012년부터 2차 대전 종전 후에 북한에 살다 숨진 일본인 유족들의 묘소 방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