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상업극과 나이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60대 이상의 연극배우들이 소극장이 아닌 자기 집에서 1인극을 하는 독특한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원로 배우들을 위한 복지사업의 하나인데, 주민들에겐 연극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터뷰>
40년 넘게 연극을 해온 배우 박정순 씨, 원로 배우지만 공연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해집니다.
<인터뷰> 박정순(연극배우) : "아 두근두근하고 땀나고 그런데,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어스름이 깔린 저녁, 사람들이 하나둘씩 배우의 집으로 모여듭니다.
<녹취> "마실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좁은 방에 설치된 무대에서 연극이 시작되고, 관객들은 배우 혼자서 연기는 물론 조명과 음향, 무대 효과까지 도맡아 하는 색다른 1인극에 빠져듭니다.
나이가 들면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드는 배우들을 위해 마련된 '옆집에 배우가 산다'라는 연극인 복지사업입니다.
<인터뷰> 박경희(서울 구로구) : "같이 호흡하는 거 같아요. 똑같이 배우가 돼서 같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엄청 좋습니다."
배우는 연기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대가 생겼습니다.
연극인복지재단이 무대와 의상 등 제작비로 200~300만 원을 지원하고, 홍보까지 해줍니다.
<인터뷰> 박정순(연극배우) : "내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 좋죠. 내 얘기를 내 마음대로, 제가 쓰고 제가 연출하고 제가 출연하고..."
다섯 명의 배우로 시작된 '옆집에 배우가 산다' 프로그램, 배우들은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관객들은 연극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작은 실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