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남의 집이나 건물에 허락없이 들어가면 주거침입죄로 처벌을 받게 되죠.
그런데, 그 범위가 어디까지일까요?
발 하나만 문틈으로 밀어 넣어도 주거침입죄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종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40대 여성 김 모 씨가 다른 여성 이 모 씨의 아파트를 찾아갔습니다.
자신의 남편과 이 씨가 내연관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관문을 걷어차며 소란을 피운 김 씨는 문을 열고 나온 이 씨의 지인과 실랑이를 벌였고, 이 지인이 현관문을 닫으려 하자 발 하나를 집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된 김 씨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주거침입죄가 추가돼 법정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이지 침입의 고의성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는데, 항소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몸의 일부만 들어갔어도 주거의 평온함이 훼손됐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집 안에 이 씨의 자녀들만 있었고, 김 씨가 소란을 피워 아이들이 겁에 질린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윤성열(수원지방법원 공보판사) : "신체의 일부만이라도 타인의 주거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불안함을 느낀다든지, 또 평온상태를 침해하게 되었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재판부는 김 씨의 주거침입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남편의 불륜 여부를 확인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들어 벌금 30만 원을 선고유예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