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6년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는 주민들이 공습뿐만 아니라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립된 일부지역에서는 수십명이 굶어 죽기도 했는데요.
국제부 조지현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총과 폭탄, 공습! 이번엔 기아군요 시리아 주민들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네. 최근 심각한 기아 상황이 알려진 곳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마다야'라는 지역입니다.
아마추어 영상 등을 통해 이곳의 참상이 전해지면서 전세계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병원 침상에 누운 아이가 제대로 울지도 못하는데요.
7개월 된 아이인데 우유는 열흘에 한번씩 밖에 못먹고 물과 소금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계속된 굶주림에 이 아이도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얼마나 굶었어?) 일주일이요. (지금 먹고 싶은 거 뭐야?) 단 거."
이런 아이들이 병원을 찾아도 줄 수 있는 건 소금 한 봉지밖에 없습니다.
어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은 일주일 넘게 아무것도 먹지 못해 쓰러진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인터뷰> 의사 : "하루에 1~2명이 굶주림으로 죽습니다. 그리고 200~300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옵니다."
현지 의료팀은 지난 두 달 동안에만 67명이 기아 또는 의약품 부족으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곳의 식량이 바닥난 건 지난해 10월부터인데요.
주민들은 풀을 끓여먹거나 개와 고양이를 잡아 먹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새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4만명의 주민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질문>
왜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건가요?
<답변>
이 지역은 반군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을 탈환하기 위해서 지난해 7월부터 시리아 정부군 등이 봉쇄한 겁니다.
물자 보급로가 차단되면서 지난해 10월을 끝으로 구호품 전달도 막혔습니다.
이 지역을 떠나는 것도 불가능한데요.
지역 활동가들은 탈출을 시도했던 주민 수십명이 정부군 저격수의 총에 맞거나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사람들이 거대한 감옥에서 죽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주민들은 이곳을 봉쇄하고 있는 정부군뿐만 아니라 반군에 대한 반감도 큽니다.
<인터뷰> 히바 압둘 라만(마다야 주민) : "반군들은 음식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주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풀을 먹어야했어요."
한 소녀가 굶어 죽을 것을 걱정해 미리 써놓은 유언장도 충격적인데요.
지금 나는 배가 고프니까 천국에서 먹게 해줘요. 가족들을 대신해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먹을테니 걱정말라는 내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사꾼, 밀수업자까지 극성인데요.
때문에 밀가루와 쌀은 1kg에 우리돈 14만원이 넘었고요.
우유는 17만원, 설탕은 24만원이 넘습니다.
수도 다마스커스보다 150배 많게는 250배까지 비싼 것입니다.
<질문>
그래도 유엔 보급품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답변>
네, 이 지역 참상이 전해지면서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자 시리아 정부가 구호품 보급을 승인했습니다.
줄지어 들어가는 구호품 차량들.
주민들은 이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반가움과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구호품은 마다야뿐 아니라 북부 고립지역에도 전달됐는데요.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는 분량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구호물자가 끊어질지 모른다며 걱정합니다.
고립이 풀리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질문>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에 굶주린 사람들을 조롱하는 사진들이 올라와 논란이 됐죠?
<답변>
네. 소셜미디어에 최근 음식사진들이 올라왔는데요.
이게 굶주린 마다야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이었습니다.
식탁 위에 음식이 잘 차려져 있는데요.
생선, 새우, 케밥, 샐러드... 아주 푸짐해 보이죠?
한 남성은 음식으로 가득찬 냉장고 앞에서 자랑하듯 찍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들 아래에는 공통적으로 "마다야 마을 포위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가 달려있는데요.
사진 올린 사람들은 시리아 정부 지지자들입니다.
사람들이 굶어죽어가고 있는 상황을 마치 조롱하듯 음식 사진을 올리면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질문>
전쟁이 6년째 이어지는 시리아 상황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있죠?
<답변>
전쟁이니까 그렇겠지 라고하기엔 참혹함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특히 식량 문제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지역이나 제 2의 도시 알레포에서도 심각합니다.
다마스쿠스 교외입니다.
어린 아이 둘이 흙바닥에서 뭔가를 열심히 줍고 입으로 가져가 먹습니다.
땅에 떨어진 빵조각을 주워 먹는건데요.
구호품조차 받지못했다는 아이들의 소원은 한가지입니다.
<인터뷰> "배가 부른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요. 지금처럼 위가 텅 빈 채로 잠들고 일어나는거 말고요."
알레포의 한 빵집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연료가 부족해 빵 생산이 줄어들자 빵을 사기위해 7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는데요.
유엔도 마다야와 비슷한 상태에 있는 시리아 주민이 4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습으로 병원은 무너지고 일손도 약품도 없는 상황.
임시 발전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언제 끊길지 모릅니다.
언제 공습을 맞을지 몰라 노란색의 구급차는 진흙을 발라 일종의 변장까지 해야했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교실. 바로 옆에 포탄이 떨어지는데요.
놀란아이들은 책상밑으로 숨기 바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겠죠.
시리아가 언제쯤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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